허울뿐인 대륜동 ‘책 자판기’ 스마트도서관
주민센터 맞춤 한시적 가동 최근 3년간 1일 0.5권 이용 마트ㆍ병원 등 시간 제약없이 책 대출ㆍ반납 편리하게 이용
서귀포에서 단 한 곳뿐인 스마트도서관의 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생활권 내에서 24시간 도서를 대출하고 반납하는 생활밀착형 도서관 서비스인 ‘스마트도서관’. 일명 책 자판기가 시민들 곁에 존재하고 있지만 스마트도서관의 인지도는 턱없이 낮다.
올해 기준 도내 스마트도서관은 총 7곳으로 제주시에는 6곳, 서귀포시에는 1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귀포에서 유일한 스마트도서관은 대륜동 주민센터 북카페 내에 조성되어 있다. 2018년 4월에 조성된 대륜동 스마트도서관은 중앙도서관에서 기기 구입에 1억2천만 원을 투입해 기기 점검 및 도서 교체 등을 담당하고 대륜동에서 주민센터 운영 시간대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대륜동 스마트도서관의 운영 실적은 도내 스마트도서관 중 최하위를 나타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의 총이용 권수는 562권(2021년 249권, 2022년 189권, 2023년 124권)으로 일평균 1권(평균0.5권)에도 미치지 못한다.
타 스마트도서관의 개관일 기준 대출권수 운영 실적을 살펴보면 △하귀농협하나로마트 일평균 9.7권(2019년 4월 개관) △중앙병원 3층 로비 일평균 4.6권(2020년 11월 개관) △제주시청어울림마당 일평균 4.2권(2017년 12월 개관) △일도지구 하나로마트 일평균 2.7권(2019년 1월 개관) △제주대병원 일평균 3.7권(2019년 1월 개관) △우당도서관 꿈오름 강당 일평균 11권(2023년 8월) 등이다.
평균 기기 구입에만 1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의 실적으로는 이용률이 전반적으로 미미하다. 기기 구입비뿐만 아니라 기기 및 시스템 유지 보수 등 1년 유지비용만 800만~900만원 가량이다.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독서 문화 확산 기여와 도서 서비스 제공 측면에서는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륜동 스마트도서관의 이용 실적이 유독 낮은 이유는 장소와 운영 시간으로 분석된다. 현재 스마트도서관 출입구는 건물 외부에 있지 않고 주민센터 내로 들어가야만 이용 가능한 구조이다. 주 이용 대상자가 민원 업무 처리를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시민이다. 주민센터가 운영하지 않는 오후 6시 이후 시간대나 주말에는 이용 자체가 불가하다.
그리고 건물 내 스마트도서관을 조성한 북카페 위치 또한 동선에서 벗어난다. 주 출입구로 들어서면 좌측이 주민센터 업무 공간이고 우측 안쪽으로 스마트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주민센터를 들어서면 눈에 띄는 이정표조차 없다. 에너지 절약 차원이긴 하지만, 북카페 내부도 불이 꺼져 있어 시민들의 주목을 끌진 못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중앙도서관에서는 저조한 실적에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중앙도서관에 따르면 대륜동 스마트도서관의 인지도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이용자에 대한 혜택을 마련했다. 스마트도서관 이용자에게 연체탈출쿠폰, 과월호 잡지 무료 배부, 기증도서 코너 운영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웹툰, 베스트셀러 등 인기도서 위주로 교체 비치했다.
올해 4월 15일 기준 대륜동 스마트도서관의 이용 실적은 100권으로 집계됐다. 4개월 남짓이지만 전년 대비 1.8배 증가한 수치이다.
김목란 중앙도서관 팀장은 “대륜동 스마트도서관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금 현 상태의 운영 장소 및 시간 등을 고려해 이전 설치도 검토했으나, 이전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실효성을 두고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기기 구입 등 예산을 투입해 설치한 만큼 향후 1년 동안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대륜동주민센터와 지속해서 협의해 이용률을 높일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