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산과고,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의 산실
말 조련 교육 통해 승마와도 시너지 서귀포산과고, 체계적인 말 육성 교육 2013년 말 전문 인력 양성 기관 지정 농림부 운영 평가서 3년 연속 ‘우수’
강희준 학생은 8살 때 처음 말을 탔고, 이제 18살이 되어 말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자영말산업과 3학년 강희준(18, 제주시) 학생은 지난 4일 상주국제승마장에서 개막한 제40회 대통령기 전국승마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대통령기 전국승마대회는 국내 공인 승마대회 중 큰 규모의 대회로 손꼽힌다.
올해 열린 대회는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장애물 경기, 마장마술, 생활 체육 및 유소년 경기로 나뉘어 치러졌다.
그는 마장마술에 참여해 B-class 통합(유소년·고등부·대학부·일반부 전체) 4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C-class 고등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어머니가 도내 대학의 말 관련 전공학과에서 교편을 잡고 있어, 어릴 때부터 말과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힐링 승마로 자연스럽게 시작한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제주도승마협회에서 주최하는 유소년 승마대회에 참가하면서 도내에서만 여러 차례 대회 경험을 쌓아왔다.
말과 오랜 시간 함께 했기에 엘리트 체육으로의 승마뿐만 아니라 말을 육성하고 조련하는 과정도 잘 배우고 싶어 서귀포산과고 자영말산업과로 진학했다.
학생 선수로 활동하며 말 조련사 과정도 이수하고 있는 그는 말 관련 분야로 진로를 정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승마와 말 조련은 다른 분야이다. 말과 호흡하면서 경기를 뛰는 것이 좋다면 체육과로의 진학을 고민해봐라. 말을 육성하고 조련하는 것이 더 좋다면 산과고로 진학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가 자랑하는 학교생활은 말과 관련된 이론에 집중할 수 있고 잘 갖추어진 시설에서 체계적인 실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와 연계된 현장으로 실습을 나가면 말 병원, 말 교배 현장, 말 훈련 과정까지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을 조련하다 보면 말들이 꼭 어린애들 같다고 느껴진다. 말 중에는 말을 잘 안 듣지만 능력이 있는 아이가 있고, 성격은 좋지만 능력이 애매한 아이도 있다. 조련사로서 말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꾸준함을 가지고 조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4년 말(馬) 산업 특구로 지정되면서 말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거점 승용마 조련시설, 승마시설, 에코힐링 관광마로, 말 전문병원,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등 다양한 말 생산 기지를 확충했다.
서귀포산과고는 2008년도부터 자영말산업과를 특성학과 전공으로 운영하기 시작해 2013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2024년 현재 자영말산업과 현황은 1학년 21명, 2학년 11명, 3학년 21명 등 총 53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 중 남학생은 39명 여학생은 14명이다. 학교는 마사 783㎡, 실내마장 2145㎡, 실외마장 8144㎡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은 말 조련사 등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이다.
전국의 말 산업 기초인력 양성기관은 서귀포산업과학고(제주 서귀포), 한국경마축산고(전북 남원), 경북자연과학고(경북 상주), 발안바이오과학고(경기 화성), 한국말산업고(전남 장흥), 한국마사고(전북 장수) 등 고등학교 6개소가 있다. 대학은 전주 기전대(전북 전주), 성운대(경북 영천), 신경주대(경북 경주), 제주한라대(제주 제주시), 제주대(제주 제주시) 등 5개소가 있다.
서귀산업과학고는 그동안 말 생산, 육성, 조련 등 운영 및 시설 체계를 탄탄히 구축해, 지난해 농림부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기관 대상 운영 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평가를 받았다.
서귀포산과고 자영말산업과의 특장점으로는 국제 규격 실내외 마장과 생산용 제주마, 승용마로 한라마, 더러브렛, 웜블러드 등 약 40두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말산업 전문 산학겸임교사를 통한 실무 위주 교육을 실시하며, 한국마사회 연계 교육프로그램과 도내외 경마장, 승마장, 목장 등 말 관련 업체에서 현장 체험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말산업 관련 국내외 취업 지원과 자격증 취득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취업 연계를 목적으로 교육 과정 동안 자격증 취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목장 등 현장에서 필요한 기본 직무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굴착기운전기능사, ITQ정보기술자격 등은 물론 말 산업과 관련한 축산기능사, 승마지도사, 말조련사 등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과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말 산업 저변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말 조련사 양성교육 프로그램과 토평초와 연계한 학교체육 승마 프로그램 및 교원 연수 등을 진행하며 말 산업 전문 인력 양성 기관으로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