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서귀포 시민 염원 이뤄지길
제주대학교가 서귀포 캠퍼스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대는 최근 ‘글로벌 서귀포 캠퍼스 구축 및 사라 캠퍼스 구체적 활용 방안’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대는 글로컬 대학 사업 추진과 지역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벌 서귀포 캠퍼스 구축 방안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글로컬 대학 사업 추진을 위해 서귀포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글로컬 대학은 교육부가 2023년부터 추진하는 정책으로 대학, 지자체, 산업 간 벽을 허물고 파트너십으로 지역과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30개 내외 글로컬 대학 지정이 목표다.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되면 학교당 5년 동안 총 1000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규제혁신을 우선 적용받는다. 제주대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 선정되지 못했다.
제주대가 1964년 이농학부를 서귀포 캠퍼스로 이전한 지 15년 만인 1979년 12월 15일 서귀포 캠퍼스의 농학부와 수산학부를 통합 아라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서귀포 캠퍼스는 막을 내렸다. 44년 만에 제주대가 서귀포 캠퍼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서귀포 시민의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서귀포 시민은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제주대 이농학부와 옛 탐라대학교 조성 등을 위해 땅을 기부하거나, 헐값에 팔았다.
제주대학교 70년사에는 제주대가 도립대학에서 국립대학으로 전환되면서 이농학부 캠퍼스 서귀포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당시 재원 확보 문제 등으로 제주시 지역 대지를 사지 못했고, 대안으로 추진됐던 제주농고와의 부지 교환도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귀포 시민은 땅을 기부채납하거나, 제주대가 땅을 살 때 토지주를 설득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주대는 서귀포 시민의 적극성에 상대적으로 쉽게 서귀포 캠퍼스를 설치했다. 하지만 종합대학 지정과 교수 요구, 이농학부 지원자 미달 등의 이유를 내세우면서 15년 만에 서귀포 캠퍼스 문을 닫았다.
이번에는 제주대학교가 막대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받기 위한 수단으로 서귀포 캠퍼스 설치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 캠퍼스를 설치하는 이유가 어떻든 서귀포 시민 입장에서는 대학이 조성되길 바라고 있다. 수십 년 이어지는 인재 양성과 교육에 대한 서귀포 시민의 염원이 이번에는 제대로 반영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