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보내기 배우니 참 좋아요”
서귀포시 성인문해교육 현장 문자 보내기 등 맞춤형 교육 어르신 스마트폰 활용 자신감
서귀포시는 스마트폰, 택시 배달 앱 등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번 달부터 ‘찾아가는 디지털 성인문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교육은 특히 디지털 문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제공되며, 삼달리1리 노인회관에서 8월까지 주 2회씩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2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노인회관에서는 두 번째 문해교육이 열렸다.
여성 노인실에는 ‘디지털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40여명의 어르신들이 2시에 시작될 교육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모 할아버지(80)는 “휴대폰에서 문자 보내기를 배우고 있다. 평소에는 문자 확인과 전화 걸기 정도로만 휴대폰을 사용했는데, 지난번 교육에서 문자 보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모 할머니(75)는 “이번 교육을 통해 문자 보내기와 사진 보내기를 배우고 싶다. 그래서 육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안부도 묻고, 사진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 후, 두 번째 교육이 시작됐다.
지난 교육에서 어르신들은 스마트폰 교육이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대부분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피처폰 사용하기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래서 피처폰으로 문자 보내기 수업을 진행했다. 이 수업은 현종호 미디어 강사가 맡았다.
현 강사는 수업을 위해 피처폰을 확대해 어르신들이 자판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자판에 적힌 자음과 모음의 위치를 설명하고, 한글을 조합해 문자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쳤다. 휴대폰 자판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나눠주고, 자음과 모음이 위치해 있는 곳을 몇 분간 설명한 후, 영상을 통해 그 속에 적힌 글자들을 직접 어르신들이 피처폰으로 써 보도록 했다. 어르신들은 된소리 작성법, 기본 자음의 위치, 쓴 자음을 지우는 방법 등을 물어보며 열심히 배워 나갔다.
강정우 삼달1리 노인회장은 “최근 병원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할 줄 몰라 식사를 못했다”라면서 “우리 마을 어르신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알리기 위해 이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다. 오늘 두 번째 교육인데, 성실히 배워 손자에게 귤나무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모 할머니(78)는 “손가락이 커서 다른 자음도 누르게 된다. 그런데 지난 번보다 폰 사용이 수월해졌다”면서 “오늘은 교육이 있는 날이라 농약을 빨리 뿌리고 스마트폰을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현종호 강사는 “어르신들이 첫 강의 때는 휴대폰 사용을 두려워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두 번째 강의에서는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 눈에 띈다”라며 “적극적으로 강의에 참여하고, 문장을 완성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피처폰 자판에서 자음을 조합해 문자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질문을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편, 서귀포시는 지역별 수요조사 등을 통해 선정한 교육 운영기관 4개소(성산읍사무소, 태흥2리 경로당, 대정읍사무소, 안덕노인대학)에서 각 수강생을 모집해 ‘찾아가는 디지털 성인문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은 총 9주 40시간 과정으로 스마트폰 기초구성 및 생활앱 사용법·키오스크 사용법(식당, 무인민원발급기 등)과 현장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찾아가는 디지털 성인문해교육이 일상 속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