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 설치 계획에 지역 ‘들썩’

제주대 서귀포캠퍼스 검토 글로컬 대학 지정 등 도전 서귀포시민 기대감 드러내 지역 교육여건 개선 절실

2024-06-19     고권봉

 

제주대학교가 서귀포에 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대는 최근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 및 사라캠퍼스 구체적 활용 방안’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 용역 기간은 10월 25일까지다.

▲지역인재 정주 기반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검토 대상 부지는 서귀포시 동홍동 일대로 교육부 소유 서귀포의료원과 한빛장례식장 인근 국유지 총 2만2297㎡로 약 6700평에 해당한다. 
글로벌 수준 특성화 캠퍼스로 성장하기 위한 적정부지와 강의실, 기숙사, 편의시설 등과 학생 및 교직원 등에 따른 적정 규모를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대는 이번 용역을 통해 서귀포캠퍼스 구축 수립을 위한 △글로컬 대학 사업 추진과 지역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 방안 제시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을 위한 부지 적정성 검토 △자생적 캠퍼스 운영을 위한 적정 규모 산출 △지역 균형발전 차원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타당성 분석 등을 추진한다. 
이를 위한 세부 과제로 정부 글로컬 대학 사업과 지역 균형발전을 연계한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설치 및 운영 방안, 글로벌 캠퍼스만의 차별화된 비전과 미래 혁신 방안, 지역 교육기관, 기업, 공공기관 등과의 협업 방안, 외국인 전담 학과 설치 및 관련 타당성 검토 및 학과 설치 방안 등을 검토하게 된다. 
제주대는 지자체와 대학, 지역산업체가 연계한 캠퍼스 구축을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혁신 및 교육시설 기반 마련을 통한 글로벌 인재 양성과 지역인재 정주 기반 마련을 이번 사업의 추진 배경으로 밝혔다. 

▲글로컬 대학 추진 의지

제주대가 밝힌 서귀포 캠퍼스 설치 계획의 배경은 정부 글로컬대학 공모 사업 추진으로 해석된다.

글로컬대학은 교육부가 2023년부터 추진하는 정책으로 대학, 지자체, 산업 간 벽을 허물고 파트너십으로 지역과 동반 성장을 목표로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글로컬 대학은 과감한 규제 혁신과 폭넓은 지원을 통해 대학의 혁신을 뛰어넘어 지역의 발전을 선도해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으로 대학이 혁신안을 제시하면 교육부가 대학의 혁신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대학지원 전략이다. 지역과 함께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인 변화를 직접 기획하고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교육부는 2026년까지 30개 내외 글로컬 대학을 지정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컬대학은 1단계 예비지정과 2단계 본지정 평가를 거쳐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 등을 통해 지정된다. 최종 선정된 대학에는 학교당 5년간 약 1000억원을 지원하고 규제혁신을 우선 적용한다. 또 범부처·지자체 투자를 유도하고 ‘지방대학육성법’ 상 특성화지방대학 지정에 따른 행·재정 우대도 따른다.
교육부는 2023년 10개의 대학을 글로컬 대학으로 지정한 바 있다. 10개 대학은 강원대·강릉원주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 부산대·부산교육대학교, 순천대학교, 안동대·경북도립대학교, 울산대학교, 전북대학교, 충북대·한국교통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림대학교 등이다.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는 총 20개 대학이 선정됐다. 이후 본지정 평가를 거쳐 8월 말 최종 글로컬대학이 선정될 예정이다. 
제주대는 작년과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 선정되지 못했다.

▲지역으로 파고든 학생

제주대학교 서귀포 캠퍼스 설치가 실현되면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뿐만 아니라, 학생이 서귀포에 머물면서 사회·문화적으로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서귀포 시민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학 생활을 하는 세대와 1970년대~1980년대 대학 생활을 했던, 이른바 ‘7080세대’와는 시대적 상황 등이 바뀌면서 대학 문화도 조금씩 다르지만, 대학 설치에 대한 기대감은 제주대학 이농학부 설치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1960년대 제주대학 이농학부가 서귀포로 이전할 당시 서귀포 지역에는 이농학부 지정업체도 생겨나는 등 대학 문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밀접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70년사 등에 따르면 당시 서귀포에 설치됐던 이농학부의 지정업체는 ‘동화라사’‘부산라사’ ‘현대사진관’‘삼성양화점’‘대성양화점’‘평화양화점’‘문화이발관’‘남해이발관’ 등이다.
하지만 서귀포 캠퍼스가 현재 아라캠퍼스로 이전되면서 15년 동안 자리잡았던 서귀포 지역의 대학 문화도 사라지게 됐다.

▲“동홍동 대학 기대감 커”

제주대가 동홍동 일대 교육부 소유 토지에 글로벌 캠퍼스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1996년 하원마을 주민들이 마을 소유 공동목장 부지를 기부해 조성한 탐라대학교가 2012년 다른 대학과 통폐합되면서 12년째 대학이 없어 지역 인재 유출 등의 부작용이 우려돼 왔다.

제33대 남제주군수와 제10·11대(민선 2·3기) 서귀포시장을 역임한 강상주 전 시장은 “지역에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것은 지역성에 세계성을 겸비한 지역 인재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미”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해양 관광과 어우러진 것, 그다음엔 지역 감귤과 농산물을 어우른 농업의 세계화를 목표로 삼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강 전 시장은 “해양 관광은 노인과 바다의 미국 소설가이자 종군기자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한 도시인 미국 마이애미 밑 키웨스트(우리나라의 최남단 땅끝 마을과 비슷)처럼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해양 산업 육성을 참고해 서귀포시를 통해 태평양, 인도양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전진기지로 삼아야 한다”라며 “서귀포의 로컬은 농업으로 감귤과 다른 농산물을 엮어 농산물 특화 산업으로 육성하도록 움직여야 한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을 육성하는 실현 가능성과 지속가능성 등을 핵심으로 현실을 제대로 분석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지역 주민 용명민씨는 “제주대가 동홍동 서귀포의료원 일대 부지에 글로벌 서귀포 캠퍼스 구축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동홍동에 제주대 캠퍼스가 만들어진다는 기대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외국인 전담학과만 아니라 지역 현실에 맞는 지역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학과도 만드는 등 지역을 살리는 대학 캠퍼스로 조성되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