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도민 만족하는 관광 필요

2024-07-24     서귀포신문

대한민국 ‘관광 1번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제주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바가지 관광’ ‘불친절’ 등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관광산업이 무너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제주도와 제주 지역 관광 업계 등이 긴장감을 드러내며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 22일 제주도청 한라홀에서 열린 주간 혁신 성장회의에서 “제주 관광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실제 현실로 반영되고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아져야만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관광의 이미지는 경제 등 지역사회의 모든 곳에 밀접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을 넘기면 제주 관광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절박한 마음이 잘 전달되고 설득하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제주도가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 평가받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제주도민은 ‘친절해야 한다’ ‘관광객이 찾아오면 웃는 얼굴로 맞아야 한다’ ‘저렴하게 팔아야 한다’ 등 친절을 강요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행정과 언론 등은 제주도민에게 “친절해야 살 수 있다”면서 억지로라도 관광객에게 웃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제주도민은 누가 돈을 벌어가는지도 모른 채 제주 관광이 살아야 제주 경제가 산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관광업계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저마다 최선을 다했다.

제주 관광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관광 업계는 자정 결의대회를 하고, 제주 지역 해수욕장도 파라솔과 평상 이용 요금을 내리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싸고 질 좋은’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까지 하고 있다. 싸고 질 좋은 관광 이면에는 제주도민의 희생이 있다. 제주 관광에 불친절과 고비용 문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해 바가지요금을 받고,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해서는 안 된다.

고비용은 관광객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민 입장에서도 제주 물가는 비싸다. 섬이란 지리적 특성 등으로 물류비가 더 들어가니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물가가 비싼 구조다. 제주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개발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렌터카 증가 등으로 인한 교통 혼잡 및 주차난, 생활 쓰레기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고스란히 제주도민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그럼에도 제주도민은 관광객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한 손님’으로 맞고 있다. 고비용, 불친절 등이 불거지면 국내 언론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불친절 제주 관광’ ‘고비용 제주 관광’을 앞다퉈 보도한다. 일부 몰상식한 행동이 마치 제주 관광인 것처럼 일반화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제주도민은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관광이 제주를 먹여 살린다는 마음으로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고 있다. 어느 한쪽의 희생만 강요하는 관광이 아니라, 관광객은 제값을 내고, 도민은 받은 비용만큼의 친절과 배려를 베푸는 선진 관광지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