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2주년 맞은 이중섭미술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준비
현 미술관보다 9배 커지는 규모 창작스튜디오로 임시 이전 운영 미술관 철거 전 마지막 전시 중 오는 10월 31일까지 전시 연장해
▲새롭게 태어날 이중섭미술관
서귀포의 대표 미술관인 이중섭미술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준비에 들어간다.
서귀포시는 이중섭미술관 시설 확충과 관련해 2022년 시설 확충 사업 계획이 문화체육관광부 사전평가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이중섭미술관 시설 확충 기본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이중섭미술관 확충은 기존 미술관의 협소로 인한 전시와 수장 공간의 부족 그리고 방문객 편의 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2019년부터 논의돼 왔다.
신축될 이중섭미술관은 현재 이중섭미술관이 있는 서귀포 532-1번지 일대에 기존 미술관을 철거하고 동일한 위치에 대지 면적 7641㎡에 건축면적 5300㎡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는 현 미술관 면적 589.46㎡의 9배에 이르는 규모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이중섭 거주지와 이중섭 공원은 보존하고 현 부지와 주차장을 활용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 지난해 이중섭미술관 시설 확충 사업 설계 공모에 돌입했다. 현재 실시설계 용역 중으로 11월부터 현 이중섭미술관 철거 및 임시청사 리모델링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중섭미술관 시설 확충 공사에 돌입해 2027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시청사는 현재 이중섭미술관 인근 창작스튜디오에 12월 중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곳의 2층과 3층을 활용해 이중섭미술관 소규모 전시와 교육을 재개관 전까지 임시 운영한다.
이중섭미술관은 1995년 이중섭 거주지 기념 표석을 시작으로 1997년 이중섭 거주지 복원, 2002년 이중섭 전시관 개관, 2003년 기증받은 이중섭 원화 작품 8점과 우리나라 대표 화가 작품 66점으로 2종 미술관으로 등록했다. 2004년 이중섭 원화 작품 1점과 기타 작품 54점을 기증받으며 1종 미술관으로 등록됐고, 2008년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를 준공했으며, 2021년에는 이건희 컬렉션에서 이중섭 원화 12점을 기증받았다.
이번 시설 확충을 통해 소장품 보관, 전시 공간 마련 및 기존 시설에서 부족했던 교육, 편의시설 공간 등이 확충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미술관 방문객의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철거 전 마지막 전시, 특별전과 기증작품전 동시 개최
이중섭미술관은 철거 전 마지막 전시로 이중섭 특별전 2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와 기증작품전 ‘이중섭과 동시대의 화가들’을 동시 개최하고 있다.
이중섭 특별전 2부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는 연인이자 아내였던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냈던 엽서화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위에 자신의 그리움을 전달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표현한 편지화와 자료, 이중섭 작품 등 23점을 선보인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김병국, 김환기, 유영국, 윤중식 등 국내 대표 작가의 작품 24점을 모아 ‘이중섭과 동시대 화가들’ 전시를 특별전과 함께 선보인다. 같은 시대적 배경 안에서도 개성적인 양식을 구축하려 했던 서양화 태동기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기존 8월 18일까지 예정이었던 전시는 10월 31일까지로 연장 운영된다. 하절기인 8월 31일까지는 관람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한다.
전시와 연계해 지난 11일까지 2024년 이중섭에게 보내는 그림 편지 쓰기 행사도 진행됐다. 이 행사는 이중섭 화가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보냈던 그림 편지의 애틋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획됐다.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 되던 해인 2016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8번째를 맞이했으며, 지난해까지 총 7권의 그림 편지책을 발간했다. 현장에서 접수된 그림 편지는 10월 중 전문가 심사를 거쳐 100점을 선정하고, 그림 편지책을 발간해 선정된 100인에게 우편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전시와 함께 미술관 아트숍 전 품목에 대해 굿바이 세일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할인 행사는 현재 이중섭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마지막 전시 기간에 실시되며,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중섭, 가족, 그리움 그리고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의 설립은 이중섭 화가 부인 이남덕 여사의 증언에서 출발한다.
이남덕 여사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원산에서 남쪽으로 피난 온 이후 이중섭 화가 가족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곳이 서귀포라 증언했다.
전은자 학예사는 “가족이 해체되는 사회의 변화 속에서도 사람들은 가족의 정과 그리움에 대한 짙은 향수를 느낀다.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정서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작품과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공감과 위안을 얻는다”며, “매년 개최하는 이중섭에게 보내는 그림 편지 쓰기 행사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많은 이들이 가족 간의 애틋함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중섭과 미술관이 주는 힘은 결국 가족, 사랑, 그리고 그리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