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안부 전화 확대해야
최근 폐업한 숙박시설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번에 백골로 발견된 A씨가 2019년 3월 이후 병원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고,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 걸린 달력 등을 토대로 2019년 8월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사망하기 전까지 매달 3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았지만, 2020년 8월 이후에는 연락이 닿지 않아 수급비 지급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시청 소속 공무원이 A씨를 위기 가구로 판단해 거주지를 찾았다가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12일에도 폐업한 제주시 지역 숙박업소 객실 화장실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던 70대가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백골 상태 시신으로 발견됐던 70대는 숙박시설에서 홀로 생활했고, 거동이 불편해 고독사 위험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귀포시 동부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는 ‘올레 안부 전화’ 사업에 행정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부종합사회복지관은 2019년부터 외부 방문을 꺼리거나 매일 안부 확인이 필요한 1인 가구 등를 대상으로 올레 안부 전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레 안부 전화 사업은 노인, 장애인, 1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복지서비스를 거부하는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다.
올레 안부 전화는 행정이 1인 가구와 고독사 위험 가구 등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하는 한계를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무원 수는 한정적인데 고독사 위험 가구 등은 많아 공무원 1명이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명까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독사 위험 가구 등이 행정에 자신의 상태를 매일 알리면 불가피한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올레 안부 전화는 고독사 위험 가구 등 참여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자동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24시간 열려 있는 안부 전화로 참여자가 하루에 한 번 전화를 걸어 안부 확인을 하면 된다. 자동 시스템으로 매일 오후 5시,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참여자에게 확인 문자가 발송된다. 그래도 확인되지 않는 참여자는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문자 메시지가 자동으로 발송되고, 다음 날 아침 사회복지사가 직접 참여자의 안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안부가 확인이 된 참여자에게는 매일 1000원 상당의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27일 서귀포 삼다종합사회복지관이 개관식을 하면서 서귀포 지역은 동부종합사회복지관, 서부종합사회복지관,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에 이어 4번째 종합사회복지관이 마련됐다. 이들 종합사회복지관을 서귀포 동부, 서부, 동지역 등의 권역을 설정해 올레 안부 전화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고독사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부모, 형제, 이웃 가운데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행정의 책무라고 모든 것을 행정에 전가한다면 현실적으로 사각지대 발생을 피할 수 없다. 행정과 복지관, 119, 지역 주민 등 지역사회가 연계해 최선의 효과를 내고,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이웃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