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학교에 스며든 선율의 향연 ‘마을음악회’

서귀포관악단, 흥산초서 공연…학생 공동 작사ㆍ작곡 4ㆍ3추념곡 협연 서귀포시 ‘찾아가는 마을음악회’ 차원 시민 문화향유 기회 제공 눈길

2024-09-04     구혁탄

지난 830, 남원읍에 위치한 흥산초등학교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교정에 울려펴졌다.

이날 흥산초등학교(교장 오희복)에서는 서귀포시가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향유를 위해 펼치는 찾아가는 마을 음악회가 개최됐다.

목관 5중주의 연주로 시작된 첫 번째 순서는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주제곡인 산책이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풀어지며 분위기가 들떠오르기 시작하자 단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어 오페라 카르멘의 전주곡 1번으로 본격적인 음악회의 포문을 열었다.

1부인 목관 5중주의 순서가 끝나자 12명으로 구성된 서귀포관악단 윈드콰이어의 2부가 시작됐다. 귀에 익숙한 윌리엄 텔서곡과 헝가리안 무곡 5이 흐르자 교직원과 학생들은 브라보!’라는 탄성을 외쳤다.

두 곡의 연주를 마친 후 관악단을 이끄는 김승철 단무장은 각 악기의 특징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클라리넷을 만드는 주재료인 흑단나무에 대한 설명과 호른이 맡는 역할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을 하고 그 때마다 해당 연주자가 아이들에게 친숙한 멜로디를 짧게 연주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진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흥산초 리코더 연주단과 서귀포 관악단의 협주였다. 학생들로 구성된 리코더 연주단은 지난 2020년 도 교육청의 평화공감 도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당시 학생들이 직접 작사·곡에 참여한 4·3추념곡 동백이 되어 다시 만나리를 관악단과 함께 협연했다. 작은 손을 꼭꼭 움직여 만드는 멜로디를 노련한 관악단의 연주가 받쳐주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승철 단무장은 지난 7월 예례초등학교 연주회에서 아이들이 단원들의 연주모습이 멋있다며 어떻게 하면 악기를 배울 수 있는지 물어봤을 때 뿌듯했다시민속으로 찾아가는 연주회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흥산초 6학년 이재욱 학생

협주에 참여한 6학년 이재욱 학생 역시 우리 학교가 아주 작은 곳인데도 찾아와 연주해주신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귀포시가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마을 음악회는 시민의 문화 향유기회를 확대하고, 즐기는 주체인 수요자가 중심이 되도록 기획됐다.

공연을 원하는 기관과 단체를 직접 찾아가고, 희망하는 음악장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서귀포 전역에서 27회의 공연이 펼쳐졌고 출연진 역시 도립 서귀포합창단, R&B가수 주낸드, 트로트가수 아얀, 국악인 김보람 등 지역의 여러 아티스트가 무대에 섰다.

이런 이유로 수요자인 시민은 물론 지역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활력을 주고있다는 평이다.

특히 행사를 운영할 때 필요한 음향 장비와 공연자 섭외같은 제반사항을 시에서 직접 집행해 신청기관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으로 관심과 호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하반기에는 16회의 찾아가는 공연을 확정하고 신청 일자별로 개최를 준비 중이다.

문화예술과 강규희 주무관은 입소문이 났는지 올해부터 신청단체가 많아졌다. 특히 가정의 달인 5월과 추석이 있는 9·10월에는 일정이 꽉 차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