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공항 명칭 사용하자

2024-09-25     서귀포신문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되면서 서귀포는 새로운 공항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계획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의 의견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분위기는 의견 차이를 넘어선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민주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 의견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등으로 비화됐다. 정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건설 계획이 확정됐다. 이제는 공항 건설 여부를 논할 때가 아니라, 제주 제2공항이 도민과 국가에 실질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국가중요시설로서 건설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제주 제2공항의 명칭을 결정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서귀포시 성산읍에 지어질 공항을 ‘제주 제2공항’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주 제2공항은 현재 제주국제공항의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제주도의 두 번째 공항이라는 의미다. ‘제주 제2공항’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제주에 추가로 건설되는 공항이 제주국제공항의 부속 공항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 명칭은 상징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한 번 정해지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인천공항의 경우도 명칭 결정 과정에서 논란을 겪었으며 우여곡절끝에 공항 개항 직전에야 ‘인천국제공항’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라 제주 제2공항의 명칭에 대한 논의가 지금 이루어지는 것은 이르지 않다. 서귀포시는 공항이 지어지는 지역으로서 그 상징성을 살려야 한다. 서귀포신문은 서귀포 시민이 합의한 공항 명칭이 확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제주 제2공항을 ‘서귀포공항’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사례에서 보듯 공항 소재지와 명칭이 혼동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정부가 2000년 공항 이용 승객이 많은 중심 도시의 이름을 소재지로 명시하는 것이 국제 관례라는 이유 등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서울을 인천국제공항의 소재지로 등록했다. 공항 명칭은 ‘인천’이지만, 소재지는 ‘서울’로 등록되면서 일부 항공사 등은 인천국제공항을 ‘서울 인천국제공항’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을 찾는 외국인들이 서울과 인천을 혼동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인천 시민이 ‘서울’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또한 제주국제공항의 부속 시설로 인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서귀포 시민의 의견이 담긴 공항 명칭이 결정될 때까지 서귀포신문은 임시로 ‘서귀포공항’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서귀포가 단순한 공항 건설 지역이 아니라, 제주 전체를 대표하는 국가중요시설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서귀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최종 명칭이 결정될 수 있도록 도민 사회의 공론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