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상생’ 서귀포시민 30년 발자취 간직
정의현부터 서귀포까지의 거리 1995년 시작해 30년 명맥 이어 서귀포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 주민과 관광객 모두 위한 축제
서귀포칠십리(70리)는 조선시대에 정의현에서 서귀포의 서귀진까지 거리를 의미하는 전통적인 거리 개념에서 시작됐다. 1416년 안무사 오식(吳湜)에 의해 제주도 행정구역이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 등 3개현으로 나누어지게 됐다. 1423년 안무사 정간(鄭幹)에 의해 정의현청이 현재의 성산읍 고성마을에서 표선면 성읍마을로 옮겨지면서 서귀포구까지 거리가 70리라는 거리적 개념이 싹트게 됐다.
이후 남인수 ‘서귀포칠십리’ 노랫말처럼 끝없는 향수와 애틋한 그리움을 이끌어내는 칠십리는 단순한 거리 개념을 넘어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이어도처럼 서귀포시민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영원한 이상향이자,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대변한다.
▲주요 행사와 프로그램
서귀포 칠십리 축제는 서귀포의 역사와 전통, 문화, 자연을 기념하기 위해 1995년 처음 시작됐다. 그 후로 30년 동안 서귀포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잡으며 매년 9월 말에서 10월 초에 길게는 6일, 짧게는 3일에 걸쳐 열렸다. 서귀포항, 천지연 광장 일대, 서귀포 칠십리시공원, 자구리 공원 일대를 거쳐 최근에는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중심으로 개최되고 있다.
역대 축제의 주요 내용으로 칠십리 대행진, 거리 퍼레이드, 시민들이 참여하는 마당놀이, 서복영주탐방행렬재현, 제주목사서귀진성 순력행차, 서불과지 전설 재현, 축제 캐릭터 해순이·섬돌이 선발 대회, 미스터 칠십리 선발 대회, 칠십리 가요제, 해녀테왁 수영대회, 전국바다낚시 대회, 바다핀수영대회, 어린이수영대회, 수중촬영대회, 해상불꽃놀이, 해군함정 공개, 칠십리 걷기 대회, 물허벅 경주 등이 있다.
또한 빙떡 만들기, 제주옹기 만들기, 도리깨질, 방앗돌 굴리기, 조개잡이 체험, 구멍낚시체험, 바람체험, 전통초가 만들기, 제주조랑말승마, 마요리 체험 등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축제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서귀포칠십리축제는 2012년 문화 체육 관광부에서 선정하는 문화 관광 축제 유망 축제, 2019년 문화관광부 육성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축제의 발전과 변화
1995년 시작부터 2000년대 초까지 칠십리축제는 천지연 광장과 서귀포항 일대에서 개최되며 서귀포의 주요 관광지에서 칠십리 대행진, 서복 영주 탐방 행렬 등 서귀포의 역사와 전통문화 그리고 자연 경관을 기념하는 행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자구리 공원, 칠십리 공원 등에서 축제를 펼치며 해양 체험 행사와 더불어 푸드트럭 등 현대적 요소와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프로그램 등을 구성해 전통과 현대 문화의 조화를 구성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청소년 페스티벌 등 청년 문화와 드론 라이트쇼, 댄스 퍼포먼스, 디제잉 파티 등 기술 기반 이벤트로 젊은 층을 겨냥한 현대적 프로그램이 강화됐다.
▲특징적인 역사적 순간들
1995년 지방자치시대의 시작을 맞아 서귀포는 지역의 아름다운 문화를 발굴 보존시키고 꿈과 희망이 넘치는 서귀포시를 건설하겠다는 시대정신을 담아 서귀포 칠십리축제의 문을 열었다.
1997년에는 제주목사 서귀진성 순력행차가 축제에서 처음으로 재현됐고, 2005년에는 스쿠버다이빙과 선상 바다 낚시 등 해양 체험이 강화됐다. 2007년에는 제11호 태풍 나리의 피해복구로 인해 두 번이나 연기된 후 축제를 치르기도 했다. 2011년에는 마(馬) 테마 페스티벌이 처음 도입됐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축제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2023년 축제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거리퍼레이드를 폐지하고 칠십리 댄스 대형 퍼포먼스가 펼쳐졌고 드론 500대의 라이트쇼와 댄스 퍼포먼스, 디제잉 파티 등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 대거 추가됐다.
2024년에는 지난해 폐지된 거리 퍼레이드를 되살려 자발적 참여자와 읍면동 대표 기수단, 제주 캐릭터 인형팀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구성했다.
30년을 이어온 서귀포의 대표축제 ‘서귀포칠십리축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서귀포의 지역 문화와 정서를 바탕으로 축제의 기저에 깔린 화합과 상생의 정신은 지역 주민, 관광객을 축제의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