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 결코 방관해선 안된다
한 번의 시도로 큰 재물을 얻거나 크게 성공하려는 태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은 ‘한탕주의’다. 현대 사회에서 한탕주의는 비판받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한탕을 기대하며 도박 등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 도박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요행수를 바라고 위험한 일에 손을 대는 행위다.
청소년들 또한 도박 문제에 노출돼 있으며, 그 피해가 심각하다. 청소년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쉽게 노출되고 있으며, 이를 놀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결코 방관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다. 청소년 도박으로 인한 금전적 문제는 절도와 사기 같은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서귀포 지역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또래 청소년의 도박 문제를 사회에 드러내고,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동홍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은 지난 19일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아케이드상가에서 청소년 도박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며 도박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 활동에 적극 나섰다. 행사 기획 등에 참여한 김하연 학생은 “자료 조사를 하면서 도박의 심각성에 대해 알게 됐고, 청소년의 도박 유입 경로도 일상에 쉽게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도박 접근성이 쉬어 청소년이 더욱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도박 문제를 청소년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전문가는 청소년 맞춤형 상담센터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다.
특히 제주지역 도박중독 관련 시설은 지난 2017년 12월 제주시 오라동에서 문을 연 제주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1곳뿐이다. 서귀포 지역 청소년이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제주시로 이동해야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청소년의 도박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관심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시간떼우기식 교육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예방 프로그램과 상담 서비스가 절실하다. 1차 사회화 기관 가운데 하나인 가족의 책임이 중요하다. 부모는 청소년을 보호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보호자’다. 그러나 많은 부모가 자녀의 도박 문제를 가볍게 여기거나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해 적극적인 대응을 꺼리고 있다.
우선 서귀포 지역에도 청소년을 위한 더 많은 상담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그리고 도박 중독 청소년 당사자는 물론,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프로그램을 서둘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와 가정, 지역 사회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가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