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축제 이대로는 안 된다

2024-10-31     서귀포신문

서귀포 지역에서 다양한 주제로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축제는 작게는 마을 단위에서 크게는 국가 단위로 개최된다.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축제를 개최하는 핵심적인 목적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문화와 전통을 보존 및 계승하고, 지역 사회와 문화를 홍보하며,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서귀포 지역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축제가 진행된다. 서귀포시가 안전 관리 등을 위해 파악한 500명 이상 참석하는 행사를 보면 ‘축제’ 명칭을 사용한 행사는 모두 21개로 파악되고 있다. 축제 주제도 전통문화, 지역 명소, 해돋이, 고사리, 방어, 자리돔, 청보리, 은갈치, 해바라기, 맥주, 천연염색, 귤꽃, 유채꽃 등 다양하다. 지역 명소와 전통문화, 지역 특산품 등을 대부분 담고 있다. 서귀포시와 서귀포 지역 기관·단체가 개최하는 축제도 상당수지만, 마을 단위 축제도 적잖다.

하지만 서귀포 지역 축제 21개 가운데 제13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를 제외한 나머지 18개 축제는 축제 기간이 대부분 2~3일이고, 하루만 열리는 축제도 2개다. 서귀포 지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는 ‘그 나물에 그 밥’ 축제라는 혹평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서귀포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차별성 없는 프로그램과 짧은 개최 기간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축제 대부분은 금요일 전야제 성격의 행사를 시작으로 토·일요일에 모든 행사를 치르고 마무리된다. 축제 프로그램도 개막식, 공연, 먹거리 부스, 체험 부스 운영 등 식상한 구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비해 서귀포에서 열리는 가파도 청보리 축제를 비롯해 축제 자체를 즐기기 위해 내국인과 외국인이 찾는 대표적인 국내 축제는 충북 ‘보령머드축제’,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 광주 ‘광주 비엔날레’ 등이다. 이 축제는 짧게는 15일에서 길게는 3개월 등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기간이 길어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은 축제만의 특색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회성 행사 성격을 탈피한 축제는 지역 경제 효과는 물론 축제장을 찾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지역을 홍보하는 축제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고 있다.

서귀포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 소재를 보면 보령머드축제, 산천어축제 등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는 지역인 데다가 감귤꽃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고, 잘 보존된 제주의 자연 자원 등도 다른 지역보다 많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라는 평가를 받는 서귀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소재를 잘 활용해 2~3일 먹고 즐기는 마을 잔치가 아니라, 제대로 된 축제를 기획해야 하는 시점이다. 도외 지역 축제가 아니더라도 서귀포 지역에서 열리는 많은 축제 가운데 가파도 청보리 축제에 주목해야 한다. 가파도 청보리 축제는 청보리가 한창일 때 한 달가량 열린다. 물론 공식적인 축제일은 축제 기간 중 주말이지만 도민과 관광객은 주말이 아니더라도 청보리 축제 기간에 가파도를 찾는다. 청보리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