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를 할 수 있는 것이 저의 특별한 장점”
도 대표로 전국 대회 출전 동상 수상 중국어와 한국어로 학교서 통역 역할 교내 활동, 대회 경력 등 자존감 높여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쓰고 익힌 언어
“이중언어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위미초등학교(교장 조수경) 6학년 장자몽 학생은 지난 11월 23일 서울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전국이중언어말하기대회 초등 부문에서 동상(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교육부와 LG가 주최하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이중언어 학생의 이중언어 학습 장려 및 글로벌 역량을 배양하고 이중언어교육에 대한 현장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개최됐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제주도교육청이 주최하는 이중언어말하기 대회에서 장자몽 학생은 대상을 받아 제주도를 대표해 이번 제12회 전국이중언어말하기 대회 초등 부문에 참가하게 됐다.
장자몽 학생은 ‘다문화는 나의 장점’을 주제로 학교에서의 중국어 통역 경험을 이중언어대회에서 자신 있게 발표해 초등부 27명 중 4위를 차지해 동상을 받았다.
위미초는 지난해부터 대만 산민초등학교와 중국 항저우시 충원 실험학교와의 교류 활동을 하며 장자몽 학생은 양국의 의사소통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장자몽 학생은 “제가 5학년이던 지난해 중국인 친구들이 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한국말이 서툰 친구들을 위해 학교에서 중국어 통역을 하게 됐다. 이를 시작으로 중국과 대만 학교와 교류가 있을 때 온라인 수업 시 화상 통역을 하고, 양국 방문 교류 시 축사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지도교사가 추천해 지난해 도내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 참여해 2등을 했고, 올해도 대회에 출전해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대회까지 나가며 수상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장자몽 학생은 “선생님의 추천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이중언어말하기 대회에서 다른 아이들이 발표하는 것을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저의 언어 실력을 알릴 기회가 되어서 뿌듯했다. 사람들 앞에서 중국어 통역을 하며 친구들의 칭찬과 부러움, 대회에서의 성과 등을 통해 더욱 자신감이 붙고 언어 능력도 점점 더 향상되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사실 예전에는 제 친구들이 제가 자신들과 다르다고 싫어할까 봐 걱정됐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저로 인해 두 나라의 학생들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서로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기쁨과 뿌듯함도 많이 느꼈다. 이제는 중국과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알고 있는 것이 저에게는 정말 특별한 장점이라는 것을 안다. 앞으로도 제 장점을 갈고닦아 저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라고 다짐을 밝혔다.
지도교사는 “장자몽 학생이 학교 국제 교류 사업을 돕고 이중언어말하기대회에 참가하며 다문화 학생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신감이 나날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다문화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 변화하는 주변 학생들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다문화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서귀포 교육청과 교육부에 감사함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국어”
장자몽 학생은 3살쯤 중국에서 제주도로 이주해 왔다. 중국인 부모님, 4세 남동생과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다. 벌써 10년 차를 맞이한 한국 생활이 유아 시절에는 쉽지 않았다. 4세에 위미에 있는 어린이집을 막 다니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했던 아이는 거의 매일 구석진 곳에 숨어 들어 친구들을 바라봤다고 했다. 부모님이 모두 중국인이었기에, 가정 내에서 한국어를 배우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어린이집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또래 친구들의 행동을 보고 짐작으로 언어를 깨치기 시작했다. 조금씩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입학쯤에는 친구들과 한국어로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었다.
책을 읽거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번역앱을 사용해 중국어로 뜻을 먼저 확인하고 한국어 단어를 익혀 나갔다. 초등학교 입학 후 교과서 공부를 하게 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쓰기라고 꼽았다. 한국어 쓰기 공부를 위해 문제집을 구매해 집에서 별도로 공부했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학교 선생님께 질문하며 스스로 한국어를 익혀 나갔다.
그렇게 한국어 공부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장자몽 학생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국어라고 했다. 국어 시간에 글을 읽고 이해 못 한 부분을 물어보며 새로운 것을 습득할 때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라 말했다. 평소에도 집에서 한국어로 소설을 쓰거나 노래 가사를 따라 적으며 좋아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레 새로운 언어를 익힌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중국어 보다 한국어로 먼저 대답이 나온다”라고 말하는 장자몽 학생의 장래 희망은 소설가이다. 최근 학교에서 학예회를 준비하며 연극 대본을 직접 썼는데 시나리오 쓰는 것에 새로운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고.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시나리오 작가를 꿈꾼다고 했다.
장자몽 학생을 옆에서 지켜본 친구와 선생님은 입을 모아 말했다. “자몽이는 모든 것에 늘 노력을 다하는 친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