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어렵다고 하는 문제 해결해야

2025-01-08     서귀포신문

‘푸른 뱀의 해’로 불리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푸른 뱀의 해는 육십간지의 42번째로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가 결합한 것으로,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부른다. 푸른 뱀의 해는 ‘지혜’와 ‘성장’을 상징한다고 한다. ‘푸른 용의 해’였던 2024년은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얼룩졌다. 

국내 중소기업계는 올해를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인내외양’(忍耐外揚)을 선정했다. 인내외양은 ‘인내심을 발휘해 어려움을 이겨낸다’라는 뜻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사자성어로 풀어 본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조사’ 결과를 놓고 챗GPT가 생성한 ‘인내외양’을 2025년 전망 사자성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등 대한민국 정치 상황이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외국도 한국의 정치 상황과 이에 맞물린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취임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외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 한국 경제계의 암울한 전망이다. 

서귀포 지역 경제도 심상치 않다. 2024년산 감귤 가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잦은 비날씨와 불볕더위 등 이상 기후 현상 등으로 감귤을 포함한 농산물 생산량이 타격을 입었다. 바다 상황도 마찬가지다. 치솟는 유류비와 인건비 등에 고수온과 저염수 유입 영향 등으로 어획량은 줄어 어민 시름도 이만저만 아니다.

올해는 ‘희망’이란 단어가 새해를 장식하기보다는 ‘위기’ ‘인내’ 등이 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서귀포 지역 골목상권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 등도 어렵다고 아우성칠 정도면 서귀포 골목상권을 포함한 서귀포 지역 경제 상황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서귀포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라는 평가를 받는 지역이다. 국내 정치, 경제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관광 1번지 서귀포의 침체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서귀포의 생명 산업으로 분류되는 1차 산업도 기후 위기에 국내 경기 악화와 물가 상승 영향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마늘, 무, 감귤 등 서귀포 지역 주요 농산물은 식량 작목이 아니다 보니 소비 둔화에 따른 농가 수익 감소가 걱정된다.

정치, 경제 상황이 암울해도 서귀포 시민은 이를 극복할 저력이 있다. 화산섬 제주의 척박한 토지를 일구고, 거친 바다에 뛰어들어 미래를 일궜다. 수눌음과 조냥 정신으로 환경을 극복하면서 공동체를 만들었던 서귀포 시민의 힘을 보여줄 때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에게도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기 2년의 행정시장이라는 한계론에 머물 것인지, ‘희망의 서귀포시’를 만들 초석이라도 놓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인지는 오순문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다. 임기가 짧다는 핑계 대신, 시민에게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문제를 해결한 시장’으로 기억될 수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