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한 평생 일군 땅...'우명창 노인복지관' 재탄생
대정읍 상모리 출신 우명창씨 서귀포시에 토지 1440평 기증 올해 노인복지관 착공 예정
서귀포시 지역 독지가가 평생 일군 땅을 기부한 가운데 그 땅이 ‘노인복지관’으로 재탄생된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출신인 우명창씨(82)는 2021년 서귀포시에 상모리 토지 2필지(4762㎡, 약 1440평)를 기증했다.
우씨가 기부한 토지는 서부지역의 노인여가복지시설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활기찬 노후생활 지원 등을 위한 ‘노인복지관 건립 사업’으로 추진됐다.
14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가칭) 우명창 노인복지관(서부권역) 건립사업’은 올해 사업비 60억원을 들여 설계공모에 이어 오는 3월쯤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실시설계 이후 계약심사를 거쳐 본 공사 발주에 들어가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착공, 내년 문을 열 전망이다.
건물은 연면적 1250㎡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우씨의 토지 기부로 4년 만에 서부지역에 처음으로 노인복지관이 건립된다. 완공되면 도내 3번째 노인복지관으로 기록된다.
이에 앞서 우씨는 서귀포시에 무상 기증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22년 제26회 노인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우씨와 부인 박순자씨(77)는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과거의 삶을 늘 생각하며 주위의 더 힘든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우씨는 마을청년회장, 상모1리 이장, 대접읍노인회장 등을 맡으면서 지속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기부에는 우씨의 동생 우명률씨의 도움도 있었다.
우씨의 동생은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 고향 발전에 대한 생각을 거듭하던 중 마을 내 병의원 부지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형에게 토지 기부를 권하면서 노인복지관 설치 사업이 시작됐다.
‘평생 대정읍에 살면서 어르신들이 제주시 병의원에 다녀야하는 불편을 보고 이들이 편안하게 쉴 곳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우씨의 ‘통 큰 기부’에도 노인복지관 건립에는 어려움이 잇따랐다.
시는 애초에 복권기금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애썼지만 제동이 걸렸고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받아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소유권을 이전하는데 1년이나 걸렸다.
시는 기부자와 기부자 가족의 의견을 받아들여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
이어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마련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심의 절차 등을 거쳤다.
시는 노인복지관 완공에 맞춰 위탁 운영 사회복지법인을 모집할 방침이다.
우씨는 “형편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누군가에 베풀 수 있음에, 제 삶의 터전이 돼 준 고향이 오히려 고맙다”라고 전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우명창 어르신의 기부토지로 노인복지관이 건립되는 만큼 노인복지관 명칭에 어르신의 이름을 넣어서 선행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올해 3월쯤 조감도가 나오면 올해 하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