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해상서 어선 전복…10명 중 5명 실종
갈치 조업 출항…기상악화로 피항 중 사고 추정
서귀포시 표선면 해상에서 근해연승 어선 2066재성호(이하 재성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13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56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남서쪽 약 12km 해상에서 재성호(32t)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선장을 포함해 내국인 6명과 외국인 4명(베트남 3, 인도네시아 1) 등 10명의 선원 중 선장과 외국인 4명 등 5명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 등에 의해 구조됐지만 나머지 한국인 선원 5명은 실종상태다.
해경이 사고 현장에 도착 당시 선체는 이미 전복돼 선저만 해수면 위로 보이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이들은 구명벌과 선저 위,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다.
해경 등은 현재 실종 선원 5명(60대 1명, 50대 4명)을 수색·구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경 등은 나머지 5명을 구하기 위해 사고 직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사고 현장 인근에서 함·선 24척, 항공기 4대 등을 동원해 주야간 수색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추가적인 구조 소식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사고 현장에선 해수면 위로 보이는 선체 위에서 리프트백을 설치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해경은 동원 가능한 잠수인력을 전원 투입해 전복된 선체 내부에 대한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또 함정과 어선 24척, 항공기 7대, 해양경찰 18명 등을 동원해 해상과 해안가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해역 인근은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순간풍속 초당 16~18m의 태풍급 강풍과 3.5m에 달하는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수색 과정에서 해경 구조대원 2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갈치 잡이 어선은 통상적으로 이 시기에 수백㎞나 떨어진 동중국해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성호 역시 원거리 조업에 나서던 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재성호는 기상악화로 조업을 포기하고 돌아오다가 지난 12일 오후 7시56분쯤 서귀포 표선면 남서방 12㎞해상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해경당국은 사고 하루 전날인 11일 오후 2시쯤 조업을 나간 30t 미만 어선을 상대로 기상악화로 인한 조기입항을 유도하기도 했다.
12일 재성호측의 초단파무선전화(VHF-DSC) 긴급구조 신호를 받은 해경은 가용세력을 급파했다. 당시 사고 해역 주변에서 해경 500t급 함정이 경비중이었던 상황으로, 해경은 사고 4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재성호는 뒤집힌 상태였다.
한편, 서귀포시는 오순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또 현장훈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서귀포수협에 설치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사고 수습과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는 오상필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상황반, 현장반, 가족 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오영훈 도지사는 이날 오전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방문해 수색상황을 점검하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