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불 위험 최고조…첨단장비 대응 태세 강화
최근 10년간 3건 발생 전국 최저 산불 감시원-전문진화원 이원화 야간신속대응반 예방 중심 전환
▲산불 발생 현황과 지역 특성
제주도 지역 산불 발생 건수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최근 10년간 발생 건수는 3건, 면적은 2.08ha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낮다.
서귀포시 공원녹지과 윤진호 팀장은 “제주도의 습한 기후가 산불 발생 빈도를 낮추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귀포 지역은 소나무와 삼나무 등 산불에 취약한 수종이 많고 바람이 센 지형이어서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위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이 중산간이다.
기온이 낮아 습도가 높게 유지돼 산불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강한 바람이 불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촘촘한 감시와 신속한 대응 체계
시는 산불 예방과 초기 진화를 위해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과 산불감시원 운영 체계로 이원화해 운영한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은 동지역과 읍면 지역에 56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취약지역을 3인 1조로 순찰하며 숲과 인접한 과수원, 농로, 공동묘지 등을 중심으로 감시활동을 펼친다.
산불감시원은 총 83명이 동지역 21개, 읍면지역 34개의 감시초소에서 근무하며 주로 오름 지역에서 등산객을 대상으로 현장 계도활동을 벌인다.
김기성 산불진화대원은 “비오는 날에 위험도가 낮다고 생각해 영농폐기물 등을 태우는 농가가 많아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산불 발생 시 초기 대응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구축됐다. 대원들은 산림청 상황실과 연결된 단말기로 상황을 공유하고 소방서로 정보가 동시에 전송되는 등 협력 체계가 갖춰져 있다.
▲장비 확충과 기술 도입
시는 산불 진화를 위한 차량과 장비도 확충하고 있다. 현재 각 읍면동에 총 16대의 산불진화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은 700ℓ 규모의 물탱크와 펌프가 장착된 특장차로, 1t 트럭을 개조한 소형 소방차 형태다.
산림청에서는 최근 군용차량을 활용한 신형 산불진화차량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항공 장비도 산불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주산림항공관리소는 조천읍에 산불진화용 헬기 1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시 소방청 헬기도 투입된다. 대형 산불 발생 시에는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투입돼 특수진화 작업을 수행한다.
신기술 도입도 활발하다. 양준영 주무관은 “산불예찰 드론감시단이 공중 예찰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귀포자연휴양림에는 ‘수관수막타워’ 2기가 설치됐다. 불이 나면 타워에서 스프링클러 방식으로 360도로 물이 분사돼 초기에 진압하는 방식이다. 이 설비는 호근동 치유의 숲에 올해 3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전과 협약을 맺어 수망리에 위치한 송전철탑에 산불예방용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사업도 진행중이다.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
시는 올해부터 산불 대응 강화를 위해 야간신속대응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 1억2000만원을 투입해 산불방지 안전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산불방지시설사업에도 4억8000만원을 투입한다.
강완영 공원녹지과장은 “예방에 중점을 두면서도 초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불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