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변죽만 울렸나
연구용역 지난해 마무리 불구 결과 공개 하지 않아 '지지부진' 서귀포시 임시조직 활동 중단..."아이디어 수준 연구"라 전해
제주대학교가 지난해 ‘44년 만에 서귀포 캠퍼스(글로벌 서귀포캠퍼스) 설치'를 검토하면서 서귀포 지역이 들썩였지만 수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귀포 시민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제주대는 지난해 5월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 및 사라캠퍼스 구체적 활용 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 용역 마무리는 애초 계획보다 한 달 정도 연기된 지난해 11월 15일쯤으로 알려졌다.
제주대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 및 사라캠퍼스 구체적 활용 방안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서귀포캠퍼스 설립 검토 대상 부지는 서귀포의료원 인근 국유지 총 2만2297㎡(약 6700평) 규모다.
제주대는 이번 연구용역 내용을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과 지역 동반성장을 위한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 방안,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을 위한 부지 적정성 검토, 자생적 캠퍼스 운영을 위한 적정 규모 산출, 지역 균형발전 차원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타당성 분석, 타 대학 유사 사례 조사 및 운영 실태 분석, 단계별 중장기 발전 로드맵 수립 등으로 제시했다.
제주대가 서귀포캠퍼스 구축 타당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추진하는 연구용역을 마무리한 만큼 서귀포 지역에서도 제주대학교 서귀포 캠퍼스 유치 움직임도 일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27일 서귀포 엠스테이 호텔 연회장에서 제주상공회의소 서귀포시상공회가 김일환 제주대 총장을 초청해 제30차 서귀포시 경제와 관광 CEO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김일환 총장은 “서귀포시는 최근 몇 년 동안 인구 감소와 경제 불균형 문제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제주대는 서귀포 캠퍼스 조성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라북도 남원시에 있던 사립 종합대학 서남대학교가 2018년 2월 폐교되면서 지역상권이 타격을 입었다”며 “서귀포에 제주대 서귀포 캠퍼스가 설치되면 1학년 학생은 서귀포에서 1년 동안 공부하고 2학년에 진학하면 아라동 캠퍼스로 가는 구상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제주대가 ‘글로벌 서귀포캠퍼스 구축’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지난해 11월 중순 마무리했지만 현재까지 후속 움직임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
제주대는 용역 결과에 대해 내부 검토 사항으로 외부에 알려줄 수 없다고 전한 바 있다.
심지어 서귀포시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판에 자치행정국장을 주축으로 한 임시 조직(TF)은 지난해 11월 15일 용역이 끝나자 활동을 멈췄다. 용역 기간 내에 서귀포시의 의견을 전달했을 뿐 가타부타 말을 듣지 못 했고 용역 이후의 일정에 대해서도 전달 받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순문 서귀포시장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심차게 선언했던 “단계마다 서귀포시가 해야 할 일을 (해 나가) 서귀포시에 유리하게 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 연구용역진과 논의할 수 있는 시기에 직접 TF총괄위원장 등을 맡아서 뛰어보려고 하고 있다”는 적극적이었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처참한 상황에 ‘허울뿐인 유치 의지’가 아니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제주도 역시 제주대의 결과 통보만을 기다리고 있는 눈치다.
지난해 10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제주도를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이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제주대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 조성에 제주도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오 지사도 “서귀포 글로벌 캠퍼스 아이디어를 훌륭하게 평가한다”며 “제주도가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제주대와 제주도간의 협력 및 지원에 대해 오간 얘기도 미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서 공유 받지 못 했다. 대학에서는 연구 결과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용역 결과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간 사항은 아니다”라며 “제주대가 아이디어 수준으로 연구한 것이라고 전한 단계다. 2025년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과 연계해 제주대 전체 그림을 그리는 시기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