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더 홀대 받는 서귀포 국가유공자
면세 혜택 등 저렴한 영외마트 전국 121곳…제주 군 직영 없어 제주시만 ‘해군 영내마트’ 운영 서귀포 보훈대상자 ‘혜택 외면’
서귀포 지역에 영외마트가 없어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들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외마트 부재…복지 사각지대
영외마트는 국방부 국군복지단이 운영하는 회원제 마트로, 장병들이 거주하는 영내가 아닌 영외(민간지역)에 위치한 마트를 뜻한다. 군인과 군인가족 생필품 구매 지원을 위해 군 주거시설 지역에 설치된다.
설치 기준은 복지단 운영 규정에 따라 마트 설치 부지, 주차공간, 창고 공간 등을 고려한다. 또 운영 시 예상되는 이용고객과 예상 매출액 등을 판단하며 개설에 필요한 예산, 소요장비·비품, 판매인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영외마트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 경쟁력이다. 군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임대료, 유통비용, 급여 등이 절감되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한다.
또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면세 혜택을 제공해 주류, 담배, 화장품 등의 상품과 군 전용 상품, 군납 식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영외마트 이용 대상은 현역 군인과 10년 이상 근무한 예비역, 군무원,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 그리고 자격대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속·비속 등으로 폭넓게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혜택은 국가에 헌신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 차원에서 제공되고 있다.
▲서귀포 지역 대체 시설 전무
현재 제주도 내에서 영외마트에 준하는 시설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GS25 N제주탐라점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곳은 해군에서 위탁해 운영하는 영내마트로, 국군복지단에서 운영하는 영외마트와는 개념이 다르다.
이곳은 일반 편의점보다 30~40%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고 있지만, 영외마트보다 판매품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가격 경쟁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올해 2월 문을 연 일산에 위치한 영외마트는 2140개의 군마트 품목을 판매한다.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 생필품은 물론 햄, 치즈, 소시지 등의 가공식품과 홍삼류의 건강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구비했다.
반면, 제주시의 GS25 매장은 제한된 품목만 취급하고 있어 실질적 혜택이 감소된다.
품목의 다양성 측면도 아쉽지만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이용 대상자가 혜택을 받으려면 제주시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특히 고령의 국가유공자나 거동이 불편한 상이용사에게는 이러한 이동 거리가 장벽으로 작용한다. 교통비를 빼면 실질적인 혜택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형평성 문제와 향후 과제
제주도에 영외마트가 제주시에만 설치된 이유는 과거 제주지역의 주요부대였던 제주방어사령부가 제주시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제주방어사령부는 2015년 해체되고 해군제주기지전대와 해병대 제9여단으로 재편성됐다. 이어 2016년 서귀포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완공되고 10여 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서귀포 지역에 영외마트 설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군복지단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으로 전국에는 모두 121곳의 영외마트가 운영 중이다. 도 단위에서 영외마트가 없는 곳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그나마 제주시 지역은 편의점 형태의 마트가 있지만 서귀포시는 이조차도 없어 지역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