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도시, 실천이 관건이다

2025-04-23     서귀포신문

지난해 7월 1일 제25대(행정시장 14대) 서귀포시장에 취임한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교육과 문화로 미래를 여는 희망의 서귀포시’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취임 후 8개월 동안 ‘아이 키우기 좋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 조성을 강조하며, 시정 운영의 중심을 교육과 문화에 두고 있다.

오순문 시장은 교육부 고위공무원과 제주도교육청 부교육감을 역임하는 등 교육 분야 전문가란 평가를 받았다. 교육 행정 전문가인 오순문 시장이 취임한 이후 교육과 문화 중심 시정 운영 비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이런 평가 속에서 오 시장의 정책 기조는 최근 발표된 제주연구원의 보고서와 맞물리며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JRI 정책이슈브리프 ‘균형발전지표를 활용한 제주의 지역여건 진단과 시사점’에서 서귀포시의 현실을 분석했다. 이 연구 보고서를 보면 서귀포시의 지역여건 수준이 제주시보다 낮고,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연구원의 분석 결과 제주시는 전국 228개 시군구 중 76위로 측정됐다. 서귀포시의 지역여건은 제주시보다 56단계가 낮은 132위로 분석됐다.

서귀포시 지역의 산업·일자리, 인구, 주거 부문은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물가·재정, 교육, 문화·여가 부문은 개선해야 하는 부문으로 분석됐다. 서귀포시의 지역여건 가운데 산업·일자리(0.973), 인구(0.355), 주거(0.179) 지푯값 등은 전국 평균(0)보다 높다. 이에 비해 물가·재정(-0.636), 교육(-0.578), 문화·여가(-0.394) 등으로 지푯값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 즉, 서귀포시는 일자리나 주거 여건은 비교적 나쁘지 않지만, 삶의 질을 좌우하는 교육과 문화에서 뒤처져 있다는 방증이다.

교육 고위 관료 출신의 오순문 시장이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서귀포시장에 취임한 이후 교육과 문화 활성화를 강조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교육과 문화 부문 개선이 서귀포 지역여건을 좋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란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정책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임을 증명하려면 오 시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물론 임기 2년의 행정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에 동의한다. 문제를 직시했다면 해법도 찾았을 것이다. 서귀포 시민은 지역의 문제를 모르는 게 아니라,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행정시장은 19만 서귀포 시민을 대표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서귀포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육과 문화는 감귤과 어업 등 1차 산업, 관광 등 3차 산업 등과 함께 서귀포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2년 임기의 시장이 모든 것을 바꾸긴 어렵다. 그러나 교육과 문화의 토대를 다지는 실천이야말로 서귀포의 균형 있는 성장을 여는 열쇠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취임한 역대 행정시장과 앞으로 서귀포시를 이끌어갈 미래 행정시장이 감귤과 어업, 관광,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반을 다진다면, 결국 서귀포시는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