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수산물 성게, ‘가시 속 황금알’을 찾아서
[서귀포시 ‘이달의 수산물’] 6월 서귀포 이달의 수산물 성게 1등급 한우보다 귀한 바다 보석 물질과 손질, 쉽지 않은 작업
5월 자리돔을 시작으로 서귀포시가 제철 수산물을 알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이 달의 수산물’ 사업의 6월 주인공은 바로 청정 서귀포 앞바다에서 채취하는 ‘성게’다.
5월부터 7월까지 1년에 딱 두 달, 싱싱한 제철 성게를 맛볼 수 있는 지금, 성산읍 고성신양어촌계를 찾았다.
▲6월 제철, 특별한 제주 성게
“칼로 성게 배꼽 부분 줄무늬를 잘라 쪼갠다. 찻숟가락으로 조심히 다섯 번 정도 긁으면 알이 꽉 찬 성게는 숟가락이 넘친다”
고성신양어촌계 오순희 해녀(50년 경력)가 반세기 바다 경험에서 나온 숙련된 성게 손질 과정을 시연했다.
이어 김추삼 해녀회장은 “전복이 제일 비싼 물건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나오질 않는다. 가격으로만 보면 성게가 전복의 자리를 차지한 셈”이라며 “채취하는 기간은 짧지만 그래도 제일 돈은 된다”고 말했다.
강복순 고성신양어촌계장은 작년 기준 비슷한 시기 80kg을 채취했는데 올해는 40kg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kg당 13만원이라는 높은 가격 덕분에 해녀들의 표정은 밝다. 6월이 성게 채취가 가장 활발한 시기로, 채취 작업은 주로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가량 이뤄진다.
오순희 해녀는 “성게를 채취할 때는 반드시 두꺼운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성게 가시에 찔려 병원에 간 적도 있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김추삼 회장은 서귀포 성게만의 특별함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우리끼리는 육지 성게는 조금 밍밍한 것 같다고 말한다. 제주 성게 맛이 훨씬 더 녹진하고 바다 향도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오순희 해녀는 채취 방법의 차이도 강조했다. “육지는 바닷가 돌 위에 있는 성게를 줍는 것에 가깝지만 우리는 물질을 해 바다 아래 돌틈에 숨어있는 성게를 찾아내야 한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기후변화에 줄어든 어획량
올해 어획량 감소의 주된 원인은 기후변화로 지목된다.
겨울에는 수온이 차고 반대로 여름에는 수온이 과도하게 상승해 바다 생태계가 교란되는 탓이다. 강복순 어촌계장은 이 같은 현상이 5~6년 전부터 심화되고 있다며 “해수 온도 변화폭이 커지면서 성게 먹이인 미역, 감태같은 해초가 많이 줄었다”고 우려했다.
현재 성게 가격은 제주 지역별로 다르지만 손질한 제품은 도매로 kg당 13만~15만원 선에 판매된다. 무게로만 따지면 1등급 한우보다 비싼 셈이다.
김추삼 회장은 높은 가격에 대해 “소비자들은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채취 과정이 쉽지 않고, 가시때문에 손질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런 부분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가끔 성게로 비빔밥을 해먹지만 우리도 아주 조금만 넣는다”며 미소지었다.
해녀들은 자원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김 회장은 “채취가 끝난 후에는 내년을 위해 아직 여물지 않은 성게가 잘 자랄 수 있는 바닷속 장소로 옮겨 이식시킨다”며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김추삼 회장을 비롯한 해녀에게 성게는 단순한 해산물이 아닌 가시 속 황금알같은 삶의 희망이다.
한편, 서귀포시는 7월 문어, 8월 한치를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하고 홍보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