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매니저 덕분에 맘 편히 치료 받아요”

[장애인 병원 동행 서비스] 진료 접수 등 든든한 동반자 이용 하루 전에 신청도 가능 이용자 “홀몸 장애인 배려” 매니저 “돈보단 봉사 목적”

2025-06-25     구혁탄

웃으면서 고맙습니다라고 할 때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최필호씨는 서귀포시가 지난 3월부터 시행하는 장애인 동행매니저사업에 동행매니저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0. 제주특별자치도 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시지회에서 출발한 장애인 이동차량은 동홍동의 한 아파트에서 서비스 이용자인 김성진씨를 태우고 서귀포의료원으로 향했다.

최필호 동행매니저는 출발부터 귀가까지 김성진씨와 동행해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지난 2월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 그는 장애인들은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데 같이 대화를 나누면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진씨와 최필호 동행매니저가 서귀포의료원에 도착하자 첫 번째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료 신청을 위해 창구로 향했지만 창구가 너무 높아 휠체어에 의지한 김성진씨는 진료를 신청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최 매니저가 나서 김성진씨를 대신해 처리했다.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짬이 나자 김성진씨는 건강검진 상담을 위해 의료원 지하 검진센터로 이동했다.

이동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동행매니저의 도움으로 여유롭게 상담을 마칠 수 있었다.

김씨와 최씨는 검진센터에서 진료실 등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마치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최 매니저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성당과 연계한 단체에서 장애인 목욕봉사를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일을 시작한 그는 내 가족 중에도 자폐환자가 있다. 장애인은 숨은 존재가 아니다. 내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다며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서비스 이용자인 김성진씨는 혼자 사는 장애인이 많고 가족이 있어도 생업에 바쁘니 혼자 이동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 서비스로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교통약자 이동서비스는 신청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데, 동행 매니저는 하루 전에만 신청하면 정확한 시간에 이용할 수 있어 편하다며 장점을 설명했다.

오영수 제주특별자치도 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지회 사무국장은 올해부터 시작한 시범사업이지만 이용자 반응이 매우 좋다장애인에 관한 에티켓이나 의료에 관한 개인정보보호 같은 매니저 교육 보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장애인과 동행했을 때는 매니저에게 수당 형식으로 시급을 더 지급하는 방식으로 현실화해야 할 것 같다. 또 하루 4시간의 이용제한이 있어 제주시까지 이동하는 동행서비스는 아직 힘들다. 이 부분 역시 고민 중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서귀포시의 장애인동행매니저 서비스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전문 매니저가 동행해 접수부터 진료, 수납까지 전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교통약자의 의료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서비스는 하루 평균 3.2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동행 매니저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3번 정도 활동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