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와 기노카와, 꽃피운 60년 우정
[서귀포시-기노카와시 교류 60주년] 감귤 묘목에서 시작된 역사 공무원 파견으로 마음 교류 청소년 홈스테이 658명 참여 상공회등 민간 교류로 확산
60년 전인 1965년, 일본 와카야마현 기노카와시에서 제주로 건너온 감귤 묘목 35만 본. 그 작은 묘목에서 시작된 두 도시의 인연이 반세기를 넘어 굳건한 우정의 뿌리로 자라났다.
서귀포시와 기노카와시의 교류는 1965년 일본 나가군(현 기노카와시)이 제주에 감귤 묘목을 기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기술 지도를 위한 방문 교류로 시작된 인연은 1987년 옛 남제주군과 기노카와시 간 자매결연으로 발전했고,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2007년 2월 자매결연 승계조인식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무원 상호파견과 교류
두 도시 교류의 진면목은 단순한 공식 방문을 넘어선 ‘마음의 교류’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서귀포시로 파견 근무를 온 고타니 츠네히로 기노카와시 직원은 당시 서귀포신문 기고문을 통해 “마음의 여유 없이 일하는 일본과 달리 서귀포시 공무원들은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친밀한 정을 쌓으며 가족처럼 지낸다”며 서귀포의 따뜻한 인정에 감동했다고 적었다.
2012년 파견 근무를 마친 하나오카 히토미 기노카와시 직원 역시 “제주의 풍경과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올레길이 좋아 다시 제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회고했다.
2000년 당시 나카무라 신지 기노카와시 시장이 한라봉 M16 900본을 기증한 일화는 두 도시 교류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65년 감귤 묘목으로 시작된 인연이 35년 뒤 한라봉으로 다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단순한 농업 교류를 넘어 두 지역이 서로의 발전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기노카와시는 오사카 남쪽에 위치한 인구 5만9282명(2024년 기준)의 농업 도시로, 과일 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과일 산지다. 특히 고양이역장으로 유명한 기시역이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양시는 2008년부터 공무원 상호파견합의에 따라 매년 1명씩 1년 단위로 파견 근무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서귀포시 파견직원 14명, 기노카와시 파견직원 10명이 상호 교류를 통해 행정·관광·농업 분야 등 각종 교류사업을 추진하며 우호협력을 증진시켜왔다.
2024년 3월 기노카와시에 파견돼 근무했던 강문규 당시 해양수산과 팀장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노카와시 직원들에게 ‘제주4·3 동백꽃 배지’를 나눠주며 제주 4·3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파견 공무원들은 단순한 업무 교류를 넘어 두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청소년·민간으로 확산
2009년부터 시작된 청소년 홈스테이 교류는 두 도시 교류의 백미다. 현재까지 총 20회에 걸쳐 658명이 교류하며 양국 청소년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글로벌 시대에 맞는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회에 걸쳐 642명의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한 ‘사제동행 해외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서귀포시교육협력플랫폼 주관으로 지역 내 15개 중학교 학생과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사제간 유대와 소통 기회를 더욱 넓히는 동시에 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 함양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서귀포시는 기존 행정 주도를 넘어 민간 차원의 실질적인 교류 확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서귀포시상공회는 기노카와시상공회를 직접 방문해 민간 교류에 대한 심도 있는 간담회를 가졌다.
방문에서 서귀포시상공회는 기노카와시와 협의해 기노카와시 관광특산센터에 서귀포 지역 업체 제품의 전시·홍보 코너를 시범적으로 설치헤 현지 반응을 면밀히 살피기도 했다.
60년이라는 세월 동안 두 도시는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친 폭넓은 교류를 통해 진정한 자매도시의 모범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