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서 찾은 삶의 균형

송호균 나무공방 쉐돈 대표 10년 기자에서 목수로 전직 가족과의 시간이 가장 중요 효돈동 공방가 활성화 앞장

2025-08-27     구혁탄

망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하지만 어느 날 납품기한을 맞추려고 야근을 하면서 내가 뭘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겨레신문에서 10년 넘게 기자로 활동했던 송호균 나무공방 쉐돈대표의 고백이다. 그는 현재 효돈동에서 테이블과 소목 가구를 제작하며 가족과의 시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취재를 하면서 타인의 고통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기자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던 것도 전직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8년 전 서울을 떠나 서귀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었다.

송 대표는 큰아이를 낳고 둘째가 생기면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질 것을 고민했다라며 스쿠버다이빙을 좋아해 평소 아내와 함께 서귀포를 많이 찾았는데 서울을 떠나서 살게된다면 그 곳은 서귀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목공과의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택배함 제작을 위해 찾은 한 서귀포 나무공방에서의 원데이 클래스가 인생을 바꿨다. 송 대표는 목공이 너무 재미있어 스승에게 출근해 일을 도울테니 기술을 가르쳐달라고 했다라며 목공의 길에 들어온 과정을 설명했다.

제주의 나무에 관한 질문에 제주 편백나무로 주방용 도마를 제작했다. 좋은 품질이지만 제재와 건조 시간을 고려하면 가격 책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작년 신효마을공예축제에 참여하며 효돈동 공방가 활성화에 앞장섰다. 송 대표는 서귀포가 우리 가족을 받아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든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가족에게는 서귀포가 2의 고향이라며 내 손으로 쓸모 있고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일이라는 작업 철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