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제 개편 의견 제주시와 서귀포시 차이 뚜렷
도의회 여론조사 결과 발표 2개 행정구역 선호도 40.2% 제주시 지역 2개 의견 많아 서귀포 3개 구역 응답률 높아
서귀포 시민이 서귀포시장과 서귀포시의원을 직접 뽑아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시기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정 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 개편위원회가 주민 토론회 등 숙의형 공론화를 거쳐 마련한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안을 제주도가 수용했지만, 제주도의회가 제주도민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여론조사 결과 제주형 행정체제개편 추진에 대해 도민 77.5%가 '알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특히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와 관련해 행정구역을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으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한 선호가 40.2%로 나타났고,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구역'으로 개편하자는 의견은 28.4%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의견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에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시 지역은 '제주시/서귀포시 2개 구역'으로 개편하는 방안에 대한 선호가 42.6%로 나타났고,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3개 구역'으로 개편하자는 의견은 25.5%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서귀포 지역은 3개 구역 개편이 35.8%로, 2개 구역 개편 34.1%보다 오차범위(±2.5%)에서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추진 방향에 대해 '도민 의견 수렴, 추가적인 정보 제공과 상황 변화를 고려한 이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66.4%로 조사됐다. '2026년 7월 도입을 목표로 주민투표 실시 등 신속히 절차를 이행'(23.0%)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높았다.
초자치단체 설치 추진 방향에 대한 제주시와 서귀포 지역 의견도 차이를 보였다.
'도민 의견 수렴, 추가적인 정보 제공과 상황 변화를 고려한 이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제주시가 68.5%로, 서귀포 지역 60.9%보다 높았다.
'2026년 7월 도입을 목표로 주민투표 실시 등 신속히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서귀포시 지역이 26.7%로, 제주시 지역 21.7%보다 높게 조사됐다.
서귀포 시민이 상대적으로 2개 기초자치단체보다 동제주시/서제주시/서귀포시 등 3개 기초자치단체를 선호하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인구수가 많은 제주시 지역보다 행정과 정책분야에서 소외당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개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서귀포시의 2배 이상 규모가 되는 제주시장의 권한이 더 커져, 자칫 '제왕적 제주시장' 탄생을 우려하는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서귀포 시민은 기초자치단체 설치 시점도 내년 도입에 조금 더 무게를 실은 것은 산남북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현행 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강한 요구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제주도의회가 실시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제주도가 추진하는 행정체제 개편 방향과 다른 것으로 나타난 데다가 행정체제 개편 시기도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은 이번에도 논의만 하다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조만간 행정체제개편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도내 정가와 언론이 예상하면서 오영훈 지사의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도민 1500명(제주시 1123명, 서귀포시 377명)을 대상으로 8월 21일부터 8월 26일까지 국내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리얼미터가 실시했다. 표본은 2025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 배분 추출했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