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은빛 바다의 특별한 보물, 9월의 ‘갈치’

[서귀포시 ‘이 달의 수산물’] 신선함 가득한 채낚기 갈치 어묵으로 유통 다변화 노력 구이ㆍ조림에서 국으로 인기

2025-09-03     구혁탄

서귀포시가 9월의 수산물로 선정한 주인공은 은빛 자태로 바다를 수놓는 갈치. 제주 갈치는 사계절 내내 어획되지만, 7~9월은 채낚기 갈치가 제철을 맞아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은 시기다.

칼처럼 길쭉한 몸에 반짝이는 은빛 비늘을 지닌 갈치는 예로부터 제주 어민에게 중요한 생계 수단이자,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별미로 사랑받아 왔다. 또한 갈치는 풍부한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이 가득해 심혈관 건강과 두뇌 기능 향상,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낙과 채낚기, 조업 방식의 차이

제주 갈치 조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29t 이상의 대형 연승어선은 먼바다로 나가 3일부터 길게는 50일 이상 머물며 장기 조업을 벌인다. 주낙을 이용해 갈치를 낚는 이 방식은 잡은 즉시 선상에서 냉동 처리해 대량 유통이 가능하다.

반면 10t 미만 소형 연안어선이 하는 채낚기 어업은 당일 출항·귀항을 원칙으로 한다. 이들 배에는 냉동 시설이 없어 잡은 갈치는 그대로 위판장으로 옮겨지는데, 덕분에 선도가 뛰어나 횟감이나 국거리로 인기가 높다.

주요 어장은 성산포, 서귀포, 모슬포 일대이며 성산포에는 채낚기 어선이, 서귀포에는 대형 연승어선이 집중돼 있다. 김동현 서귀포수협 유통팀 대리는 채낚기는 비록 사이즈는 작아도 신선도에서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관광객이 여름에 즐기는 횟감용 갈치는 거의 대부분 채낚기 갈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귀포수협 위판장 모습

유통과 조리, 갈치의 변신

조업을 마친 갈치는 수협 위판장을 통해 경매에 부쳐진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와 식당으로 공급되고 중매인을 통해 매일올레시장과 향토오일장 등 지역 시장에 풀린다. 그러나 일명 풀치라고 불리는 작은 갈치는 유찰되는 경우가 잦아 서귀포수협은 4년전부터 이를 이용한 은갈치 어묵을 출시했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갈치를 연육해 어묵으로 제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직매장과 온라인몰 납품까지 확대해 갈치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김동현 대리는 가공과 유통 다변화는 어가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표메뉴 갈치조림

갈치는 조리법에서도 폭넓은 매력을 지닌다. 구이와 조림은 물론, 살이 탄탄해 회로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갈치국이 젊은 세대에서 새로운 별미로 떠오르고 있다.

갈치국은 비리지 않고 기품있는 국물 맛을 내어 담담한 풍미로 해장국으로까지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다.

서귀포 갈치는 지역 경제의 중추다. 서귀포수협 연간 위판액의 90%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경매장과 중매인, 시장, 식당, 택배 판매까지 수많은 생업이 갈치와 연결돼 있다.

어획량과 수온 변화에 따라 가격은 매년 큰 폭으로 변동하지만 1.5kg 이상 나가는 굵은 갈치는 시장에서 한 마리에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귀하다.

한편 오는 912일 서귀포항 일원에서는 6회 은갈치축제가 펼쳐진다. 서귀포의 바다와 어민들의 삶을 지탱해온 갈치가, 축제를 통해 전국에 그 매력을 알리고 더 많은 소비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귀포시 이 달의 수산물 갈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