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속에 핀 공동체’
김태욱 덕수리민속보존회장 마을회장과 보존회장 겸직 100명 주민의 자발적 참여 간절한 전수관 건립의 꿈
“전수관을 만들어 마을 문화를 계승시키고 싶습니다”
김태욱 안덕면 덕수리 마을회장은 민속보존회장을 겸하며 32년째 이어온 마을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1월, 이렇게 두 중책을 맡은 김 회장은 “마을의 자랑을 지키는 것이 내 일”이라며 덤덤히 말했다.
덕수리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7호 ‘불미공예’와 9호 ‘방앗돌 굴리는 노래’를 보존하는 마을이다.
김 회장은 “덕수리 흙이 쇳물을 잘 견딘다고 한다. 그래서 솥이나 농기구를 만드는 불미공예가 발달했다”라고 설명했다.
덕수리 민속보존회의 가장 큰 자산은 100여명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다. 풍물, 민요 등 5개 동아리 회원들은 틈나는 대로 마을 운동장과 회관에 모여 연습한다.
김 회장은 “우리 마을 장점은 공동체 정신이다. 오랜 시간 활동하다 보니 행사 때 각자 위치를 잘 알고 있어 그 때마다 합을 맞출 일이 없다. 역사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뿌듯해했다.
지난 10월 탐라문화광장에서 회원 100여 명과 함께한 공연에 대해 “방앗돌을 끌고 나갈 때 관람객들의 호기심 어린 표정을 보며 행복했다”고 미소지었다.
그는 매년 10월 열리는 덕수리전통민속축제 방문객은 과거 1000명에서 최근 2000명으로 두 배가 넘게 늘었다고 전했다.
“안덕면을 뛰어넘어 서귀포시 축제가 되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는 김회장은 그러나 전수관 이야기를 꺼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동아리들이 활동하고 싶어도 공간이 부족해 안타깝다. 서귀포 지역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마을인데 전수관이 없다”
이어 “맥이 끊어질 수 있으니 전수관 설립으로 체계를 갖추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며 런케이션 사업과 마을 전통자원을 접목하는 구상도 소개했다. 김 회장은 “관광객이 마을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덕수리를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