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찾아오는 관광객에 언제까지 팔짱만?
국내 최고의 관광지를 지향하는 서귀포시가 내도 관광객들의 편의제공을 위한 행정지원 방안에는 팔짱을 끼고 있는 듯하다.
최근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대 역점으로 내걸고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으며 관광객 눈높이에 맞춘 시책을 발굴하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제 발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 편의제공은 못할망정 관광객들의 불편사항에 대해 짐짓 모르쇠로 일관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서귀포시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매일올레시장 내에 관광객들이 생선회나 해산물을 먹는 공간이 태부족한 것이 대표적 사례의 하나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든 청정 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회를 즐기려는 기대감을 갖게 마련이다. 물론 번듯한 음식점에서 해산물을 즐기려는 계층도 있겠지만, 서민경제 현장인 떠들썩한 재래시장을 선호하는 계층도 상당수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단지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대표적 재래시장인 매일올레시장에는 생선회 등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점 공간이 태부족한 까닭에서다.
최근 서귀포시를 찾는 관광객과 올레꾼들의 증가로 인해 시장 명칭도 매일올레시장으로 변경했지만, 관광편의 시설 등 인프라는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서귀포시의 자랑거리인 질 좋은 해산물을 구입하지만 마땅히 먹을 곳이 없어 비닐봉투에 포장한 뒤 여관 등 숙소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뒷모습에 미안한 심정이 들 정도다.
제주시만 해도 웬만한 재래시장 등에는 해산물 코너가 마련돼 있어 치열한 고객 유치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서귀포시를 처음 방문한 외지인들 사이에 서귀포 지역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면서도 정작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해산물 코너가 없는데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지나 않을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귀포항과 보목동, 법환동 항포구 주변의 휴게음식점에서 주류 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휴게음식점 고객의 대부분이 관광객들임에도 생산회와 해산물만 취급할 뿐, 주류 등은 시판을 불허하면서 고질적인 민원 이 되고 있는 것. 절대보전지역 내 휴게음식점에서는 주류 판매를 할 수 없다는 관련 규정 탓이라지만, 언필칭 특별자치도 산하 관광도시에서 법 규정 자체에도 문제가 엿보인다.
서귀포시는 천혜의 경관자원을 지닌 관광명소이면서도 야간에 마땅히 보고 즐기고 먹을 곳이 없다는 푸념을 많이 들어 왔다. 그동안 행정 차원에서 야시장 개설 등에 관한 용역도 수차례 실시했지만, 매번 용역 결과물이 책상 서랍 속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분위기다.
서귀포시가 국내 최고 수준의 진정한 관광지로 도약하려면 관광객들이 당장에 겪고 있는 불편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