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귀포시 행정사무감사 지켜보며
제주도의회가 서귀포시 소관업무를 대상으로 16일부터 시청 현지를 방문해 상임위원회 별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서귀포시 행정사무감사는 민선 5기 출범 이후 도지사와 시장은 물론, 일부 도의원들이 물갈이 된 상태에서 처음 치러지는 점에서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선 5기 들어 40대 젊은 나이의 비관료 출신이 처음 시장에 임용되면서 그간의 성적표를 받아보는 것도 또 다른 관심사였다. 민선 시장이 해군기지 문제해결을 최대 현안으로 내세웠고, 공직사회 변화를 강조하며 전임 시장들과의 차별성을 누차 강조했기 때문이다. 열악한 교육․ 의료 여건으로 인한 인구감소,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환경파괴 문제, 체류 관광객 유치방안 등 예나 지금이나 시정의 현안은 산적한 편이다.
일단 지난 16일 문화관광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과정 등을 지켜보면, 시민들이 당초에 품었던 기대와 달리 결과물은 그다지 신통치 않은 것 같다. 지난 민선 4기에서 거론된 시청 청사 통합문제와 지난달 도정 질문에서 제기된 관광지 운영 예산낭비 등이 재차 부각되는 등 전반적으로 눈길을 끌 사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민선 시장이 가장 역점을 들여 추진하는 해군기지 문제 해결이나, 교육여건 개선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고, ‘발등의 불’인 동계 전지훈련 유치방안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최근 제주올레길 인기 등에 따른 관광정책 전환이나 야간관광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그대로 지나쳤다.
그럼에도 일부 도의원들의 의욕적인 감사활동에는 눈길이 쏠린다. 민선 시장이 해군기지 문제해결 노력을 그간의 최대 성과물로 내세웠음에도 정작 추진결과는 전임 도정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단단히 윽박질렀다. 도지사 측근으로 지목되는 민선 시장이 차기 총선거 출마를 겨냥해 사조직 형태로 시정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처음 제기되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도의회 본청 감사에서는 서귀포 지역에 건립 중인 모 대기업의 개발사업 승인과정에서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서귀포시 소관업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임에도 상대적으로 서귀포 출신 도의원들은 침묵을 지킬 뿐, 제주시 출신들이 감사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여타 상임위원회 활동은 물론, 앞으로 펼쳐질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서귀포 출신 도의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바이다. 민선 도지사가 공언한 2012년에 시장 직선제 선출을 통한 기초자치제 부활방안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이번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