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합리조트, 과연 필요한가
10년 후 제주발전의 밑그림이라 할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안이 공개되면서 도민사회에 새로운 논란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용역팀은 제주국제자유도시 1차 계획(2002~2011년) 당시 수립한 사업들이 대체로 진척이 부진하고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차 계획(2012~2021년)에서는 중국 시장의 성장과 관광의 고급화-대량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른바 8대 전략사업을 제시했다.
그런데 용역팀이 첫 번째 전략사업으로 제시한 랜드마크적 복합리조트 조성방안부터 또 다시 ‘카지노’ 논란을 재연시킬 불씨가 될 전망이다. 물론 용역팀에서 제시한 복합리조트 조성방안은 단순히 카지노 시설 도입만 내세운 게 아니라, 쇼핑몰과 컨벤션센터, 특급호텔을 포함해 가족형 복합리조트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복합리조트 개념은 카지노의 원조격인 미국 라스베가스에 이어 최근에는 도덕국가로 알려진 싱가포르에서도 본격 도입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핵심 시설은 어디까지나 거대 자본에 의한 카지노 시설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카지노 산업에 대한 해묵은 찬반 논란이야 재삼 언급할 의사가 없다. 다만, 제주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담게 될 국제자유도시 2차 계획의 최우선 전략사업으로 가족형 복합리조트 방안을 제시한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많다고 본다.
아울러 용역팀이 마지막 8번째 전략사업으로 ‘그린스마트 시티 제주’를 내세우며 중산간 경관보전과 훼손된 경관 복구 등을 제시한 것은 다소 앞뒤가 많지 않는다.
최근 제주에서는 내년도 개최되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 총회)를 앞두고 제주도를 세계 환경 수도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하기 위한 홍보활동에는 범도민적 참여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청정 자연을 보전하며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경보전 문제를 감안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제주올레와 한라산, 자연휴양림, 지질자원 등 제주만의 생태자원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녹색성장이 제주도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제시되고 있다. 우리는 외지 자본에 의한 제주 개발로 인해 생태자원의 보고인 곶자왈이나 중산간이 망가져 온 사례를 수차례 목격해 왔다.
그런 면에서 외지 자본에 의한 복합 리조트 조성방안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싱가포르와 마카오, 말레이시아 등지에 산재한 복합 리조트가 세계자연유산 제주도에까지 들어서야 할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