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경제 활성화, 의식개혁이 우선
한동안 침체일로를 겪어왔던 서귀포시 상권에 모처럼 변화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지난 3월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은 전국 재래시장에 대한 평가에서 서귀포시 대표적 재래시장인 매일올레시장을 종합 1위에 선정해 상인들이 한껏 고무된 상태다. 장기간 고객감소에 허덕이던 매일올레시장에는 최근 올레 관광객 등 발길이 쇄도하고 있고, 친수공간 조성 등 획기적 시설개선을 계기로 타 지역에서 견학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이중섭거리명동로 상가 발전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가 본격 창립되기에 이르렀다. 이중섭거리의 상가간판이 대폭 개선되고 명동로에는 가로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대표적 장기미집행 도로인 중정로 도로확장 문제에 대해서도 찬반 양측이 어떤 결말이든 조기에 매듭짓는데 공감하고 있어 문제해결에 전기가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취항한 성산-장흥간 오렌지호의 인기상승에 힘입어 1년 만에 오렌지 2호가 추가 투입될 예정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야간 해수욕장 개설과 마산업 발전, 토요시장 개설 등을 위해 민관이 함께 타 지역 벤치마킹에 나서면서 분주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 취임한 서귀포시 관광협의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구도심권 활성화를 위한 휴폐업 숙박업소 재활용 방안을 내걸었다.
서귀포시 중심상권이 1980년대 중반 이후 쇠퇴 일로를 걸어 온 점에 비춰, 최근의 이 같은 사례들은 새로운 변화의 기운으로 주목되고 있다. 향후 추진과정이야 어떻든, 행정과 상인이 모처럼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음에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싶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려면 자본투입에 의한 시설개선 못지않게 상인들의 의식개혁이 주요 관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인들의 친절의식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고, 서귀포시를 대표하는 특산물 발굴은 아직 요원한 상태다. 상가 주변 주차문제와 교통 혼잡은 극심한 편이어서 고객들이 쇼핑에 나설 기분이 나지 않을 정도다. 재래시장 주변에 먹을거리와 야간 관광명소가 없다는 지적이 수년 째 제기되고 있음에도 개선의 여지는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최근의 대내외적 여건변화에 힘입어 지역경제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음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이 같은 여건을 상권 활성화에 연계하려면 상인들 스스로 의식개혁을 위한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돼야 할 것이다. 섬 주민 특유의 배타적인 습성을 버리고, 항상 고객을 최고로 모시려는 자세가 몸에 배도록 철저한 정신무장이 거듭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