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귀포의료원에 바란다
서귀포지역 유일한 종합 공공의료기관인 서귀포의료원이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성적자와 노사갈등, 의료 서비스 질 저하 등으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온 게 바로 엊그제였다. 그런 서귀포의료원이 최근들어 경영개선과 의료장비 현대화 등 여러 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바야흐로 지역 거점병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서귀포의료원의 이 같은 변화 배경은 여러 갈래에서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민선 5기 도정 출범을 계기로 서귀포의료원 시설 현대화에 탄력이 붙고 있다. 우근민 지사는 일단 뇌혈관과 심장질환 등 응급질환 환자의 치료를 위해 최첨단 CT(다중전산화 단층 촬영장치)와 MRI(자기공명 영상장비) 도입 약속을 이행했다. 도의회 역시 산남지역 의료여건 개선에 공감하며, 제주도가 당초 편성한 의료장비 구입비를 갑절 정도 증액시키는 배려를 베풀었다.
신임 서귀포의료원장의 역할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애당초 도지사 측근에다 의료분야 비전문인이라는 이유로 신임 의료원장에게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신임 원장은 부임 직후부터 경영부실 원인과 경비절감 방안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장기간 침체에 빠진 내부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힘써 왔다. 직원들과 함께 병원 업무 전반에 걸쳐 열린 소통이 이뤄지면서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의료원에 변화의 바람이 꿈틀대면서 한 때 병원을 떠났던 의사들도 하나 둘 원래 자리로 되돌아오고 있다. 최신 의료장비가 확충되고 업무여건이 개선되는 흐름 속에 국내의 유명 의사들도 점차 의료원 근무를 희망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중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도 한층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의료원이 시민들의 건강지킴이로서 더 많은 신뢰와 애정을 얻으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최첨단 의료정비 수준에 걸맞게 현대적 규모의 의료원 신축이 이뤄져야 하나, 국비 확보 방안이 만만치 않다. 뇌질환과 심장질환 분야 외에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수 의료진과 의료장비를 확충함으로써 제주시나 대도시 병원으로 향하려는 시민들의 발길도 되돌려놔야 한다. 노사 갈등 극복방안도 고질적인 난제의 하나다.
그럼에도 서귀포의료원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변화 노력을 펼치는 모습에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더 이상 의료문제로 정든 고향을 떠나 제주시 등으로 이사 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이 진정 ‘해피 병원’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원장 이하 전 직원들의 열정이 지속되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