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 토론회가 남긴 것

2011-07-21     서귀포신문

  탐라대와 중문관광단지 매각 추진 등으로 지역사회에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시민들 스스로 서귀포시 미래발전 전략을 모색하려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는 서귀포비전21, 서귀포시관광협의회, 서귀포시상공회 공동 주관으로 ‘서귀포시 미래 10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시민 토론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최근에 불거진 탐라대와 중문관광단지 문제 등을 계기로, 그간 지역의 발전과 현안 문제 해결에 대해 시민들의 주체적인 역량을 모아 나가기 위한 의도에서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300여명의 시민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 내내 진지한 자세로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면서 높은 관심과 열기를 보여주었다. 그간의 공무원 동원 방식에서 벗어나,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토론회에 참여함으로써 말 그대로 ‘시민 토론회’의 면모를 제대로 갖췄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비록 서귀포시가 행정시로 전락됐지만, 시민들이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얼마나 소통의 기회를 갈구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토론자들은 모처럼 열린 토론의 장에서 평소에 품은 의견들을 나름대로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주어진 시간이 모자라다며 아쉬워했다. 자유토론 순서에 한 마디 의견을 피력하려던 시민들은 자기에게 마이크가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푸념을 내뱉기도 했다. 토론회 진행자는 ‘토론자들의 다양한 의견제시와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서 서귀포시에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된다.’는 소감을 내비쳤다.

 이번 토론회는 지역사회가 장기간 경체침체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시민들 스스로 머리를 맞대 해법을 모색한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주었다. 지역 최대현안인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일방 추진되는 바람에 시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 사례를 반면 교훈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기회에 특별자치도 이후 정체성 없이 표류하는 서귀포시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토론 주제가 다소 구체적이지 못하고 토론 분야도 10개 분야로 나열된 느낌이어서 가시적 성과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모처럼 열린 시민 토론회가 형식과 내용 면에서 다소 미흡한 면이 있더라도 전체 시민들이 참여하는 열린 소통의 기회는 더욱 많아져야 한다. 서귀포시도 이날 열린 토론회 성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시민 중심의 시정 운영과 시민을 섬기는 풍토조성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발굴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