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중섭 거리, 문화예술 메카로

2011-08-04     서귀포신문

이중섭 문화의 거리가 서귀포시의 문화예술 메카로 도약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중섭 문화의 거리는 서귀포에서 불멸의 창작활동을 펼친 거장 이중섭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1997년 정부에 의해 문화의 거리로 지정됐다. 지금까지 미술관과 창작 스튜디오 건립, 보행자 도로개설, 간판 개선 사업 등으로 1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으나 구도심 경기침체와 맞물려 거리를 찾는 발길은 매우 썰렁했다.

문화시설 등 인프라만 번지르르 갖춰진 이중섭 문화의 거리에 최근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올레코스 편입에 따른 제주올레의 인기 영향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해 거리 주변에 공예공방과 갤러리, 창작공간, 여행자 쉼터, 카페 등 문화시설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더 이상 빈 점포를 찾기 힘들 정도다.

상가와 행인들이 꾸준히 몰려들면서 서귀포시가 이곳을 문화예술 메카로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중섭 미술관과 칠십리 시공원, 소암기념관 등 문화 인프라를 연계해 지난 5월 말 작가와의 산책길 탐방 체험상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작가와 산책길 탐방과 연계해 미술작가와 시민들의 창작품을 둘러보고 경매하는 예술시장인 아트 마켓도 개설해 놓고 있다. 최근 제주도는 이중섭 문화의 거리와 연계해 구도심인 솔동산 일대에도 문화거리를 조성하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그동안 문화예술계 거장들을 숱하게 배출했으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체험기회 등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편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중섭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작가의 산책길이나 아트 마켓 등 새로운 유형의 문화체험 상품이 속속 선보이는 것은 결과여부를 떠나 시도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다.

이중섭 거리와 솔동산 일대에서 추진 중인 문화거리 조성사업이 성과를 거둔다면, 인근 도심상권인 매일올레시장과 중정로, 명동로 활성화에도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오는 10월께 서귀포항에는 11년 만에 여객선이 취항할 채비도 갖추고 있다. 이중섭 문화의 거리에서 관 주도로 시작된 새로운 시도가 시민들의 더 많은 동참을 이끌어내며, 궁극적으로 구도심 경제 활성화에 연계되도록 다각적인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