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에 수출되는 제주올레
제주의 대표적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제주올레가 일본 수출 길에 오른다. 제주도와 유사한 화산섬 일본 규슈지역에 제주올레와 같은 도보여행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사)제주올레와 규슈관광추진기구가 제휴협약을 통해 ‘규슈올레’라는 이름으로 코스개발과 컨설팅이 이뤄지고 제주올레를 상징하는 간세, 리본, 화살표 등의 표식이 적용되면서 ‘제주올레’라는 브랜드 자체가 수출된다.
대한민국 ‘걷는 길’의 대명사인 제주올레가 국내를 벗어나 일본 수출에 나선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제주올레는 이미 지난해 11월 전 세계 도보여행 관계자들이 참가한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를 제주에서 개최함으로써 세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스위스, 영국, 캐나다 등과 잇달아 협약을 맺고 현지에 제주올레 표식과 제주올레 우정의 길을 개설하면서 세계 시장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일본측이 이번에 ‘규슈올레’ 브랜드를 수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최근 일본은 동일본 지진 여파에다, 신칸센 철도 전면개통으로 규슈지역이 새로운 관광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규슈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이 65%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보여행과 온천욕을 연계한 관광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이미 규슈 인근의 시코쿠섬엔 1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성지순례 도보여행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도보여행의 후발주자로서 자국의 여행객을 유치하려는 포석도 엿보인다.
구체적 배경이야 어쨌든, 제주어인 ‘올레’란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당당히 현해탄을 건너게 된 것은 도민들에게 무한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집에서 마을 어귀에 이르는 의미의 ‘올레’가 바야흐로 세계화 추세를 타고 경제대국 일본에 진출하게 된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출범 3주년을 앞둔 짧은 기간에 굵직한 성과를 거둔 (사)제주올레 관계자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최근 민선 5기 제주도정은 수출진흥을 역점으로 내걸고 행․ 재정 지원을 쏟아붓고 있으나, 외화획득이나 고용창출 등 구체적 성과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FTA 협상 등 다자간 국제협약이 성행하는 추세에서 제주상품의 세계 진출에는 많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제주올레의 일본 수출을 계기로 제주도가 농수산물 외에도 제주의 지적재산권을 새로운 수출상품으로 육성하는데 더욱 관심을 갖는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