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화하는 서귀포의료원
서귀포지역 유일의 종합병원인 서귀포의료원이 서서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귀포의료원은 수준 낮은 의료서비스와 경영적자, 고질적인 노사 갈등 등으로 앞날이 캄캄할 정도로 총체적 난국에 휩싸였다. 직원들의 불친절이야 말할 나위가 없고, 구닥다리 의료장비로 인해 자칫 오진이나 의료사고가 발생할까봐 의료진들도 훌훌 병원 문을 떠났다.
그런 서귀포의료원에 요즘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최고 수준의 CT(컴퓨터 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장치) 등 첨단 의료장비가 갖춰져 시설 면에서는 제주시 대형 병원에 결코 뒤지지 않게 됐다. 전 직원들간 모처럼 업무의욕이 솟아나고 친절자세가 향상되면서 한동안 발길을 돌렸던 시민들이 병원을 되찾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민선 5기 도정출범 시 제주도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서귀포시 거점병원인 서귀포의료원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힘입은 바 크다. 도지사의 신임을 배경으로 신임 원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막대한 예산과 행정 지원을 이끌어 내며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최근 서귀포의료원은 의료장비 확충, 우수인력 확보, 신축 건물 완공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공중보건의 대신 우수 의료진들을 속속 영입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서울대병원과 협력관계를 맺어 특화진료도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3월이면 무릎통증센터도 본격 개설된다. 시민들이 제주시 병원을 찾는데 따른 시간경제적 부담도 덜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시민 일각에서는 민간투자방식에 의해 4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서귀포의료원 신축사업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품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에 가뜩이나 적자가 산적한 터에, 내년 상반기에 신축 건물이 준공되면 지방재정을 압박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칫 제2의 제주의료원처럼 경영악화의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은 이 같은 시민들의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더욱 철저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명품 교육도시 조성을 위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서귀포의료원에 대한 평가도 호전되면서 교육 의료 인프라 구축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드높은 시점이다.
서귀포의료원이 정책적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굳건한 자립기틀을 구축하려면 우수 장비와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펼쳐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