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재봉 시장, 밖으로 보내자

2012-02-29     서귀포신문

산적한 시정 현안을 거느린 김재봉 서귀포시장이 취임 두 달을 맞고 있다. 기초자치권이 훼손된 상태에서 서귀포시는 마치 선장 없이 표류하는 난파선처럼 총체적 위기에 처하고 있다.

해군기지 문제를 비롯해 한미한중 FTA 협정, 지역 균형발전, 탐라대중문단지 매각, 여객선 유치, 중정로 도시계획문제, 시청사시외버스 터미널 통합 등 굵직한 과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서귀포시가 이토록 난국에 처한 것은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행정시로 전락하면서 시민들의 정치적 소외감이 깊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뚜렷한 임기 없는 행정시장은 소신껏 업무를 처리하기보다, 인사권자인 도지사 눈치 보기가 우선이다. 공무원들도 종전처럼 예산확보나 시책발굴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졌고, 서귀포시 근무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기는 잔뜩 저하돼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도 시민과 행정 등은 김재봉 시장의 역할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김 시장이 서귀포 토박이로서, 시의회 부의장과 정무부지사, 컨벤션센터 전무 등 다양한 경험을 갖춘 때문이다. 김 시장 본인은 물론 도의회 의원들이 자타공인 서귀포시의 최고 전문가라고 입 모아 평가하는 이유다.

이런 평가와 기대에 부응하려면 김 시장은 재임기간 중 역량을 발휘해 가시적 성과를 남겨야 할 것이다. 도지사와 각별한 관계인 점도 시정발전의 무기로 적극 활용해야 함은 물론이다.

시민들이 외면하던 서귀포의료원이 새로운 원장 취임을 계기로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행정경험이나 쌓는 역할에 머물게 아니라, 그야말로 뼈를 묻을 각오로 시장직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지역사정에 정통한 김 시장이 그간의 경험을 살려 굵직한 성과를 남기려면, 무엇보다 대외업무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염원인 대학 유치나 상권 활성화, 관광 및 1차 산업 발전, 국비 확보 등을 위해서는 밖으로 더욱 나돌아야 할 것이다. 다양한 인맥과 정보를 총동원함으로써 서귀포시의 잠재 가치를 높이는데 총대를 매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서류결재 등 행정업무는 가급적 부시장 이하 간부 공무원에게 맡겼으면 한다.

시민들도 크고 작은 지역행사에 시장 참석을 더 이상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서귀포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획기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김 시장의 대외역할에 더욱 관심과 기대를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