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정 현안, 해법 엿보인다

2012-03-23     한형진

서귀포 시정의 발목을 잡아 온 주요 현안 일부가 최근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목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시외버스 터미널 통합과 여객선 취항에 가시적인 진전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아직 속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중정로 도시계획도로 문제도 조만간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나같이 시민들의 일상과 지역경제와 밀착되면서 오랜 기간 시민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던 현안들이다. 

그동안 서귀포시는 6년간 끌어 온 강정 해군기지 외에도 탐라대 및 중문 관광단지 매각, 혁신도시 지지부진, 시청사 및 터미널 통합, 지역 불균형, 교육 의료 인프라 미비 등 각종 현안들로 장기간 몸살을 앓아 왔다. 가히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이 나돌 정도다. 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기초자치권이 훼손되면서 소신 있는 책임행정이 사라지고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확산된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먼저 두 군데 시외버스 터미널의 통합 움직임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행정과 운수업계, 기존 운영주체 간 협의를 거치면서 통합방안 마련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 제기, 전문 용역기관의 권고 등이 이어지며 7년 만에 통합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이다. 일견 밥 그릇 싸움처럼 시민들에게 비쳐진 인식이 걷어지도록 사심 없이 현안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여객선 뱃길 재개도 대학 유치와 더불어 시민들이 12년간 꿈꿔 온 숙원이다. 서귀포항에 여객선 운항이 끊긴 이후 구도심 일대가 급속히 쇠락하는 과정을 시민들은 면밀히 지켜봐 왔다. 2년 전, 성산포와 전남 장흥을 잇는 여객선의 때 아닌 대박 인기가 서귀포시와 전남 고흥, 여수시 등에 새로운 활력을 심어줬다. 모처럼 일궈 낸 여객선 운항이 서귀포항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안을 차분히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27년 간 이어지는 중정로 문제 해결 전망은 다소 유동적이다. 서귀포시가 도로 확장 대신 관광명품 거리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상인들의 수용 여부가 여전히 미지수다. 김재봉 시장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 입장을 밝히고 있고, 시민 대다수가 조기해결을 바라고 있어 해결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서귀포시의 해묵은 현안들이 하나 둘 해결 기미를 보이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무엇보다 행정과 시민, 각계 전문가들이 오랜 불신에서 벗어나 해법 마련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종전과 같은 행정 주도의 용역남발과 같은 예산낭비, 책임 회피 사례가 되풀이 돼선 안 된다. 여세를 몰아 대학 유치, 균형발전 등 여타 현안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