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로 보행환경사업의 교훈
서귀포시가 추진한 명동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정부가 주관한 도로교통 안전개선사업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10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서귀포시의 명예를 드높이며 국비 지원까지 이끌어낸 관계 공무원을 비롯한 각계의 노고에 대해 시민 입장에서 박수를 보낸다.
명동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전국 최우수에 선정된 것은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보행자 위주로 보행환경이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또한 저효율 고비용의 간판을 철거하는 대신 LED 간판으로 교체함으로써 절전효과와 함께 시각적 보행환경도 개선시켰다. 행정적 측면에서는 사업초기부터 주민과 전문가 그룹, 행정이 협력해 주민과 관광객 등 수요자 위주로 사업을 추진한 점이 돋보였다.
이번 발표회에서 심사위원들은 서귀포시의 사업 추진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지자체에 벤치마킹을 권유할 필요가 있다는 찬사도 이어졌다. 이중섭 거리에 이어 명동로에 추진된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전국적 명성을 얻음에 따라 구도심 상권의 상인들의 자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좋은 결실을 거두기까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요인들이 더러 있다. 당초의 사업기간보다 공사기간이 대폭 늘어나는 바람에 상인들이 상권침체를 내세우며 한때 극심한 반발도 내비쳤다. 장기간 공사로 인한 시민들의 보행 불편도 심각했다. 화단과 조경 등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사업추진과정에서 혼선도 빚어졌다.
이렇듯 사업추진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전국 최우수상을 차지함으로써 그간의 논란이 수면 아래로 들어간 느낌이다. 비록 서귀포시가 최우수상을 받았지만, 영광의 이면에는 시민과 상인들의 희생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도로개선사업이 완료되면서 지역 상인들은 불법 주?정차 단속을 요구할 정도로 사업추진 과정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서귀포시는 명동로에 이어 앞으로 중정로와 동문로 등 도심권 전체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사업추진 과정에서 명동로 사업에서의 장단점을 냉철히 분석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비 지원에만 이끌려 외적 성과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시민과 상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에도 만전의 노력을 기울여여 할 것이다. 결국 명품거리 조성은 행정과 주민, 전문가의 삼박자가 함께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