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귤엑스포 명칭논란에 부쳐

2013-01-17     서귀포신문

 서귀포시가 감귤 주산지 이미지를 홍보하고 감귤농가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감귤엑스포 창설 작업에 분주하다. 그동안 행정과 전문가 등이 수차례 머리를 맞대며 청사진 그리기가 한창이다. 50억원을 넘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 행사이기에 첫 단추를 제대로 꿰기 위해 각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그간의 의견수렴 과정을 지켜볼 때 (가칭)서귀포제주 감귤엑스포란 명칭을 놓고 각계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서귀포제주’란 중복지명을 하나로 묶는 데에는 일치하나, ‘서귀포’와 ‘제주’ 중 어느 것을 쓸 지에 대해선 엇갈리고 있다. 감귤 주산지의 상징성을 감안한 ‘서귀포’란 주장과 주장과 축제의 세계화를 위한 광역개념의 ‘제주’명칭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리는 10여 년 전 서귀포시에 월드컵경기장이 건립될 당시에도 유사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경기장 명칭을 ‘제주’와 ‘서귀포’ 중 어디로 할 지 논란 끝에 결국 ‘제주월드컵 경기장’으로 지어졌다. 이후 서귀포시에 들어선 혁신도시도 서귀포가 아닌 제주혁신도시로 정해졌다.

 지역화, 세계화가 동시에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서귀포란 지명이 하나 둘 사라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최근 서귀포 정체성 확립을 위해 서귀포학 연구사업이 시도됐으나 사업내용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제주학의 한 분야로 파묻혀 버렸다.

 세 번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강원도가 아닌, 평창군을 부각하며 평창 올림픽이라 이름붙인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나비와 인삼을 테마로 엑스포행사를 개최한 함평군 금산군도 전라도 충청도가 아닌 군지역 명칭을 전면에 내세웠다. 서귀포시에 열릴 감귤엑스포에서 또 다시 서귀포 명칭이 사라진다면 시민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