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레길 노점상 언제까지…
서귀포시를 진원지로 한 제주올레는 상생과 치유의 개념을 도입하며 제주관광의 역사를 바꿔놓은 획기적 관광 패러다임이다. 콘크리트 공사위주의 관광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사는 모델을 제시하면서 서귀포시 관광재건에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에 쇄도하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올레걷기를 필수 관광코스의 하나로 여길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올레 코스에 노점상의 무허가 영업이 활개를 치고 있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고 한다. 비록 노점상 수는 예전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하나, 소주 막걸리에다 심지어 소라 전복 등 날음식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진다. 중국 관광객이 올레길에서 날음식을 먹다 자칫 식중독에 걸린다면 국제적 수치가 될 수 있다는 한 대기업 간부의 경고를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올레길 노점상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귀포시가 수년 전부터 합동대책회의를 개최하며 근절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이 도통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건축주에 자진철거 유도 안내장을 보낼 뿐, 사후대책에는 손을 놓고 있다. 자진 철거에 나선 노점상들로부터 법 집행의 형평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각박한 도심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제주올레길을 찾은 관광객들에 무허가 노점상 영업은 또 다른 스트레스만 심어준다. 가뜩이나 제주올레는 최근 올레꾼 성폭행 사망, 올레꾼을 빙자한 절도사건 등으로 예전의 명성에 흠집이 생겨나고 있다. 제주올레가 서귀포시 이미지와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무허가 노점상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당국이 더 이상 팔짱을 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