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객선 취항, 왜 실패했나?
<사설> 여객선 취항, 왜 실패했나?
시민들의 그토록 고대하던 서귀포항 여객선 취항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민관 차원에서 여객선 재취항을 위해 2년 가까이 공들인 노력이 허사에 그치고 말았다. 여객선 취항일정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내심 불안에 휩싸였으나 여객터미널이 건립되고 초고속 여객선이 구입되면서 그래도 여객선 취항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 시민들이 많았다.
여객선 취항이 막판에 불발된 이유는 일단 여객선 운항에 따른 뚜렷한 적자보전 방안 도출에 실패한 때문으로 보여진다. 여객선사 측은 줄곧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객에 대한 요금할인과 유류비 지원을 요구해왔다. 반면 서귀포시는 도민 요금 할인 외에 유류비 추가지원은 특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여객선 취항이 무산된 마당에 아쉬운 점은 그동안 여객선사와 행정의 협상자세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여객선 취항이 시민의 오랜 염원임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여객선 취항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협상카드를 제시하며 소통을 펼쳐야 했다. 그럼에도 선사와 행정 측은 서로의 입장만 제시한 채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치는 사례마저 드물었다. 여객선사 측은 시장이 바뀌면서 행정에서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서귀포항에 여객선이 언제 재취항하게 될지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는 점. 올 상반기에 서귀포-부산 노선에 여객선을 취항하려던 선사측도 최근 경제성 미흡을 이유로 운항면허를 반납하게 됐다. 제주 뱃길 이용객이 2010년에 정점에 도달한 이후 지난해부터 내리막길 추세에 접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튼 서귀포 뱃길 재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던 시미들에게 여객선 취항불발에 따른 후유증은 꽤나 오래 갈 듯싶다. 말로만 관광객 유치를 내세울 게 아니라, 이번 여객선 취항이 실패한 원인에 대해 냉철한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