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직장생활 접고 고향으로 ‘유턴’

베이비붐 세대, 역 귀향 많아져...고소득 농업직종 증가
부모의 고령화.도시생활 염증 등 요인

2013-04-05     김승범

회사 퇴직이후 3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감귤과수원과 무 농사를 짓고 있는 김봉의씨.
 

최근 전국적으로 귀농·귀촌 인구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시대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문화 여건변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증가, 직장인 정년단축 등과 맞물려 종전과 달리 젊은 계층에서 대도시를 벗어나 농촌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 읍면지역 출신들 중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들이 다시 고향을 찾아 귀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고향에 돌아와 살지는 않아도 직장생활 대신 제주시나 서귀포시 지역에서 출퇴근하며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50대 중반이면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을 해야 하고 재취업이나 창업등은 위험부담이 높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겠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농촌지역은 고령화가 심해서 부모세대들이 더 이상 과수원이나 밭농사를 할 수 없서 이를 물려받아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타 지자체에서 제주로 이주해 농사를 처음 접하는 귀농인과는 달리 어렸을적부터 부모들이 농사를 하는 것으로 봐왔고, 틈틈이 일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농사를 접해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30년 넘게 제주시 지역에서 관광업계에 종사했던 김봉의씨(난산리·57).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출신인 그는 고교시설부터 고향을 떠나 줄곧 제주시에서 관관호텔 등 관관업계에 종사했다. 회사 퇴직이후 3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감귤과수원과 무 농가를 짓고 있다.

귀향과 동시에 마을의 개발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고, 지난 2월에는 난산리장에 취임해 마을에 봉사하고 있다.

그는 "난산리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연로해 고향에 돌아오게 됐지만 항상 고향에 돌아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고향에 돌아오니 바쁜 도시생활과는 달리 산·들·바다 등 어디든 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농번기에는 농사를 하고 일이 없는 평상시에는 낚시와 등산 등 여가를 즐기고 있다"며 "친구들에게도 고향으로 돌아올 것을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도시생활과는 달리 돈도 덜 쓰게되고 농사도 노력한 만큼 수익으로 돌아고 있다"며 "지금의 농촌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의 리장처럼 퇴직후에 귀향경우도 있지만 30~40대의 젊은 나이에도 귀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귀포시가 진행하고 있는 귀농귀촌 교육 모습.

성산읍의 오모(40)씨는 2년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만감류 비질하우스를 하고 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한라봉을 시작한 그는 귀향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부모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직장생활 할 때보다 수입도 많아지고 생활에도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농촌에서도 한라봉이나 키위 등 시설하우스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여건만 갖춰져 있다면 일찍 농업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인것 같다"고 말했다.

성산읍 난산리 김모씨는 현재 귀향은 하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이 하던 하우스를 이어받아 운영하기 위해 주말마다 고향을 찾고 있다.

그는 "어느정도 농사에 자신감이 생기면 지금 다닌던 직장을 그만두고 귀향할 생각"이라며 "주변에 부모의 권유로 육지부에서 경찰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와 비닐하우스를 하고 있는 지인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농업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귀향인구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귀향을 하면 주변 이웃들이 이들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는 인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남원읍 강모씨(42)는 제주시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농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부모는 의귀리에서 비닐하우스를 하고 있고, 일을 돕고 있는 상황이다.

부인과 자식들은 교육문제 등으로 인해 제주시에 살고 있고, 그는 비닐하우스를 직장으로 삼고 제주시와 남원을 출퇴근 하고 있다. 그의 목표도 자식들의 대학진학 이후로 고향으로 돌아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귀농귀촌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농사경험 없이 감귤농사나 친환경 농업분야에 뛰어들었다가 농사가 힘들어 도중하차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귀농하는 것은 좋은 사례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아울러 서귀포시와 제주도농업기술원 진행하고 있는 교육에도 제주지역 출신이 대다수가 포함된 것을 것을 보면 귀향인구는 앞으로도 계속 증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2의 인생을 고향에 돌아와 새롭게 설계하는 이들을 위한 정책들도 마련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