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필품, 이웃과 함께 나눈다
<기업탐방> 천지동 '행복나눔 푸드마켓'
행복나눔 푸드마켓은 후원자들에게 식품, 생필품 등을 기부 받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편의점 형태의 무료매장을 말한다. 서귀포시 지역에도 2년 전 처음 들어서면서 사랑과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 내 어려운 이웃들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행복나눔 푸드마켓은 초창기부터 후원과 자원봉사 손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 2011년 7월, 약천사에서 시작
서귀포시 천지동 평생학습센터 입구 맞은편 도로에는 편의점 비슷한 매장이 들어서,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편의점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물건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후원자들이 기부한 물품을 복지 대상자들이 나눠 갖는 서귀포시 행복나눔 푸드마켓(센터장 김보성)이다.
시민들에 다소 낯선 개념의 행복나눔 푸드마켓은 2011년 7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약천사에 의해 서귀포시에도 처음 문을 열었다. 차량, 내부시설, 매장 사용료, 인건비 등에 필요한 국비 1억8000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약천사에서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다.
푸드마켓은 지역 내 복지 대상자가 매장을 직접 방문해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가져가는 편의점 형태의 매장이다. 이용 대상은 당초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으나, 지난 3월부터 읍면동에서 추천하는 차상위계층, 긴급복지지원 대상자, 기초생활보장수급 탈락자 등으로 변경됐다.
이용 대상자들은 식품이나 생필품 등을 매달 1회에 한해 1인당 5개 품목 이내에서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쌀, 잡곡류, 라면 등 생필품과 주방세제, 화장지 등 잡화가 많이 취급되고 있다. 어려운 이웃들의 실질적인 생활비 절감 및 생활고 완화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매장에 진열된 품목들은 모두 외부기관이나 시민들의 기부를 받아 갖춰지고 있다. 매장 관리나 물건 운반, 상품포장 작업 등에는 자원봉사자들이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사는 여건을 조성하려는 사랑과 나눔의 공간인 셈이다.
▲ 이용 증가, 후원물품 확보 어려움
행복나눔 푸드마켓 이용자는 2011년 347명, 2012년은 524명, 올해는 9월말 현재 812명에 달한다. 올들어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은 지난 3월부터 이용대상이 변경되면서 복지 대상자들이 더 많은 수혜를 입고 있다.
현재 서귀포시 지역에서 푸드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회원 수는 대략 3200명. 최근에는 회사 부도나 조기 퇴직에 따른 복지 대상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회원 수가 크게 증가한데 비해 후원물품 기부건수는 제자리 수준이어서 생필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700~800명 정도의 복지 대상자에 한해 1년 단위로 이용자격이 주어지고 있다.
푸드마켓 후원현황을 보면, 큰엉포크 등 10개소에서 쌀, 돼지고기, 빵 등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또한 씨제이그린유통, 산남새마을 금 등 된장, 생활용품 등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이외에 CMS 후원방식으로 128계좌에서 매월 95만원의 후원이 이뤄지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은 국내의 여타 도시에 비해 민간 기업체나 공공기관 등이 적은 편이어서 푸드마켓 측이 후원대상 발굴에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또한 이용대상 증가로 인해 매장 운영관리 비용도 늘어나면서 국비지원 확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푸드마켓 측은 안정적인 물품 확보를 위해 후원대상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울러 정기 후원계좌를 300계좌로 확대하고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자원봉사자 사랑나눔 발길 이어져
푸드마켓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은 여건에도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은 분주히 이어지고 있다. 어진사람들,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서귀포불교대학 졸업생 등은 매달 매장을 방문해 기부물품 소포장 및 진열 창고정리 등 자원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중고등학생 10여명도 방학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고, 단체 3~4곳과 개인 15명 정도가 비정기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천지동주민센터는 올해 특수시책 일환으로 민생안전 행복나눔 문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체험농장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푸드마켓에 기부하고 있다. 이달 중 통장협의회 등 4개 단체가 일일점장 체험에 나서는 등 전 자생단체가 체험에 참가할 예정이다. 서홍동주민센터도 주민센터에 접수된 기부물품을 푸드마켓과 아름다운가게 등 사회복지시설에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기관단체장과 도의원, 자생단체장 등이 일일점장 체험에 참여하면서 푸드마켓 업무를 이해하고 고충을 파악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김보성 센터장은 기댈 곳 없는 복지 대상자 800여명에 매월 생필품을 전달하고자 성산에서 대정까지 물품 수령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귀포시가 골고루 잘 사는 사회가 되려면 시민들이 사랑의 식품과 생필품을 이웃과 함께라는 자세로 십시일반 기부문화에 앞장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푸드마켓 측은 생필품 기부에 관심있는 시민들은 매장으로 직접 접수하거나, 전화를 주면 소량이라도 방문 수령한다고 밝혔다. 문의: 행복나눔 푸드마켓(☎733-1388) 이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