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지사 후보의 서귀포시 미래비전
6·4 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시민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저조한 편이나, 선거운동 막판에 접어들면서 후보들 간 치열한 격돌이 펼쳐지고 있다. 각 후보들이 조용하고 차분한 선거운동을 자처하고 있지만, 일부 후보들은 시끄러운 로고송이나 율동을 강행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서귀포시 미래비전과 관련해 뚜렷한 정책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무엇보다 제주도 행정을 떠맡을 도지사 후보들이 지역 불균형 해소에 대해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야당의 신구범 후보가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개발 휴식년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여당의 원희룡 후보는 복합리조트단지나 카지노 도입 등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였던 산남·산북 균형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두 후보 모두 이렇다 할 언급이 없다.
행정시 위상강화를 위한 행정시장 권한 확대방안에는 두 후보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구범 후보는 읍면동장 직선제 도입과 행정시장 사전예고 등 다소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강정 해군기지 해법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진상조사와 마을공동체 회복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적 해법은 다소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강정 주민들의 정부와 여당 후보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뿌리 깊은 편이다.
한중 FTA 대응방안 등 1차 산업 육성에 대해선 감귤 등 특화품목의 양허 제외, 고품질 감귤 생산기반 구축 등 대체로 유사한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단, 신 후보는 옛 탐라대 부지에 도립 농업고등 전문대학 건립을 공약으로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원 후보는 관광분야에서 제주컨벤션센터 시설 확충과 헬스케어타운 조기 완공을 통한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을 제시하고 있다. 신 후보는 서귀포항 물류 유통기지화, 월드컵경기장 면세엑스포 개최, 하논 분화구 복원 및 관광특구 지정 등 색다른 공약도 내놓았다.
산남과 산북 간 균형발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도정과 도지사 후보들은 해결방안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교육·의료 분야에서 일부 가시적 성과가 이뤄지고 있으나, 산남과 산북의 발전 격차는 좀체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 최근 대규모 관광개발 바람이 일고 있는 서귀포시의 자연환경을 어떻게 조화롭게 보전할 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민선 6기 출범을 앞두고 서귀포시의 미래 비전에 대해 새로운 관심과 대응방안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