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 10일 KBS보도를 근거로 부실 평가 재차 거론

국토부가 지난 2015년 제주 제2공항 예정지를 발표할 당새 내놓은 지도.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이하 성산읍대책위)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은 지난 11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5년에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조사검토 용역)이 심각하게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체 31곳 예정지 가운데 가장 적합지로 인정되던 신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용역진이 의도적으로 평가를 조작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토부는 반대대책위 등의 문제제기에 아직도 제대로운 답변을 못 내놓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또다시 사전타당성 용역에 대한 치명적인 문제가 떠올랐다. 바로 성산후보지가 군 작전공역, 민간 항공기의 훈련공역 등과 겹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부실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KBS제주 뉴스는 지난 12월 4일, 5일, 7일 연속으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신도리 평가 조작에 이어 또다시 후보지 부실 평가가 확인됨으로써 현재의 제2공항 계획의 근거가 된 사전타당성 용역의 신뢰성에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은 KBS보도를 근거로 10일에 논평을 통해 “성산 일대를 포함한 동부해상 지역이 군 작전구역으로 설정된 MOA 39와 제2공항 성산후보지 활주로 좌표를 지도상에 찍어서 표시했을 때 부지 자체가 군 작전구역 공역에 들어가진 않지만, 남북 방향 활주로이기 때문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는 공항 진입표면이 군 공역에 어김없이 걸리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은 “이를 피한다 해도 항공기가 선회비행을 할 때 서쪽에는 10여 개의 오름이 있어 비행기는 어쩔 수 없이 동쪽 방향으로 선회해야 하는데 이때도 군 공역에 걸리게 된다”라고 밝힌 후 “하지만 사전타당성 용역 보고서에는 신도2와 하모1, 난산과 성산에 대한 최종 3단계 공역 평가에서 성산은 군 공역과 중첩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고 비판했다.

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은 “항공기의 운항 특성상 공역에 대한 평가 기준은 진입표면 양쪽의 직진 이착륙 방향만이 아닌 선회비행을 포함한 원형의 공역 범위를 중심으로 공역의 중첩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데 사전타당성 용역은 진입표면과 기존 민군 훈련공역의 중첩 여부만을 기준으로 평가방법을 선정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부실 용역이었음을 스스로 자인했다”고 꼬집었다.

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은 “성산후보지와 군 공역이 겹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은폐한 사실로 볼 때 공군기지와의 연관성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라며 “국토부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산읍대책위와 도민행동은 “신도리 평가 조작에 이어 군 공역에 대한 부실 평가도 사실로 확인되어 사전타당성 용역에 대한 타당성과 신뢰도는 사라졌다. 지금이라도 국토부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의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2공항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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