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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혹은 과일을 품고 있는 숲 덤불을 언어로 노래한다면 어떤 풍경으로 묘사할 수 있을까?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정갈한 언어로 과일나무 숲을 노래한 바 있다. 강진 유배시절 쓴 시인 에서 다산은 이렇게 노래한다. 초당에 있어 많은 책이 없어도 꽃 피고 물 흐르는 소리 들리네. 귤나무 숲에 소나기 그쳐 아름답고 바위 샘물 길어 찻잔 그릇을 닦네.다산은 꽃과 샘물, 비가 온 후의 깨끗한 귤나무 숲을 벗 삼아 책이 충분하지 않아도 유배 시절의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 귤나무는 물기를 머금으면 반짝이기 시작한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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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17.05.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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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릉외갓집을 처음 알게 된 건 2009년 12월로 제주이주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다. 제주올레로부터 ‘무릉외갓집을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게 된 것이다. 중산간 마을에서 나온 농산물을 한 달에 한번 집으로 보내준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는데 당시에도 ‘참 독특하고 재밌는 일을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지금은 번듯한 사무실에 동료들도 많지만, 2011년에는 ‘무릉외갓집’이라는 이름과 벤타코리아가 사회공헌 사업으로 만들어준 홈페이지가 전부였다. 6년이 지난 지금 ‘무릉외갓집’이라는 브랜드와 충성스런 회원,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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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17.04.1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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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촌놈이다. 경남 창원의 변두리, 읍 소재지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버스를 타고 멀리 가본 적이 없었고 바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 마산시에 살고 있는 큰엄마가 보고 싶어 탄 버스에서 처음 만난 주남저수지를 보곤 바다인줄 알았다. 그 정도로 나는 시골아이였다. 많은 시골아이들이 그렇듯 나 또한 중학교 때부터 자취를 하느라 도시로 나오게 되었다. 도시에서의 경험보다도 어릴 적 내가 경험한 시골풍경과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들이 오히려 내 인생에 큰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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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17.04.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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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사실상 중국인들의 한국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특수를 누렸던 제주도 여행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지난해 국방부가 성주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이후, 중국은 한국 연예인의 중국내 공연을 취소하고, 한국행 전세기나 크루즈 운항을 대폭 축소했다. 그리고 중국 수출을 추진하던 한국 화장품을 대량 반품 조치했다. 급기야 정부가 나서서 중국인들의 한국여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지난 2일, 연합뉴스는 중국 현지 여행업계의 소식을 인용하며, “중국 여유국이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한 회의를 열어 한국행 여행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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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객원기자
2017.03.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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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초가(草家)는 섬의 독특한 인문 환경과 자연환경의 영향을 반영한다. 한반도의 초가는 농업 활동의 부산물로 얻어진 볏짚 등을 재료로 지붕을 만든 반면, 벼농사가 드물었던 제주도의 초가는 목장이나 오름에서 생산되는 자연적 초재(草材)인 새(모: 茅)를 재료로 사용했다.자연 초재이기 때문에 2년마다 한번 씩 지붕을 새롭게 이어야 한다. 지붕을 일 때는 새를 펴고 그 위를 집줄을 그물처럼 얽어맨다. 제주초가의 지붕은 자연 속에서 지혜를 찾고 자연을 극복하며 살아온 민초들의 역사와 인내심을 표현하는 상징물이다.새봄을 맞아 제주민속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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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객원기자
2017.03.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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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읍 보성리, 옛 대정현감이 집무를 수행하던 현청이 있던 마을이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시절을 보냈던 마을이고, 하멜 일행이 제주에 표류된 후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해방이후 대정읍의 상권이 모슬포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보성리는 한적한 농촌이 됐다.그런데 최근 이 농촌마을에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식당이 있다. 6천원에 한식부페를 제공하는 ‘우리동네 윤성이네’. 옛 대정현청 자리와 추사가 적거했던 집에서 500m 서쪽에 있다.음식점은 지난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지역상생을 위한 마을공동체사업’ 4호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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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객원기자
2017.02.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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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날마다 새로운 것을 세상에 내놓고,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강요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마음은 급해지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뭐 딱히 해놓은 것도 없는데 유수 위를 떠다니는 부초처럼 삶은 덧없이 지나고 있다.그래도 그 단조로움에서 벗어날 길이 있다. 제주에는 어디든지 5일에 한 번씩 장이 열리고 있다. 딱히 중요한 볼일이 있는 게 아니어도 오며가며 둘러보고, 사람 사는 얘기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채소 한 움큼에도 흥정이 붙고, 흥정 끝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오간다.파는 자는 손님이 찾아줘서 고맙고, 사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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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객원기자
2017.02.2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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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는 스포츠 인재를 육성하는 산실로 명성을 떨친다. 특히 동아대학교는 스포츠과학대학에 체육학과를 비롯해 6개 학과를 편성해 스포츠 인재를 키워낸다. 또, 야구, 축구, 수영, 유도, 태권도, 씨름, 레슬링, 육상 등 8종목 운동부를 운영해 우수한 선수를 발굴, 육성하고 있다.동아대 운동부는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좋은 수상 실적을 올려 학교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동아대는 운동부에 훈련비를 지원하고, 체육특기생에게는 4년 장학금을 지급한다.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동아대 운동부 중에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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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욱 객원기자
2017.02.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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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음력 정월이면 마을별로 포제를 지낸다. 마을사람들의 불상사를 예방하고 오곡의 풍성함을 기원하는 제사다. 마을을 지켜주는 자연신인 토신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제사는 토신에게 올린다.포제는 대상이 자연신인 점에서 무속의 요소를 지니지만, 제사의 절차는 유교적이다. 마을은 초헌관(初獻官)·아헌관(亞獻官)·종헌관(終獻官) 등을 포함해 10명이 넘는 제관들을 미리 선발한다. 이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 한 장소에서 근신한 후에 포제단으로 나가 제를 올린다. 만약 근신하는 기간 동안 마을에 불상사가 생기면 포제가 연기된다.포제단은
지난 기획
장태욱 객원기자
2017.02.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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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도민들이 제주에 대해서 잘 몰라…토박이가 할 수 있는 얘기 들려주고파" -닉네임이 왜 촌장인가? 대정읍 중산간 신평리에서 태어났다. 70년 개띠다. 내가 나고 자라는 고장을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그런 의지가 읽혔기 때문일까. 세계자연유산센터 서포터즈, 제주도블로그기자단 단장 등 다양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보면 그동안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담아왔다. 현 제주 모습을 보면 어떤가? 원희룡 지사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해결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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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2017.02.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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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훈련리그 초등부 경기가 마무리되는 20일, 제주에는 기상청 예보대로 강한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날렸다. 이날 중문초등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궂은 날씨 때문에 모두 보류되었다.이번 대회 최강으로 꼽히는 부천FC와 외도초등학교의 경기는 우여곡절 끝에 서귀포초등학교로 옮겨 치러졌다. 중문에 비해 조금 낫기는 했지만, 서귀포의 날씨도 짓궂기는 마찬가지. 천막이 바람에 주저앉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겠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들렸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주심의 신호로 양팀 선수들이 하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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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문제 실감하나?숙박업을 하고 있다. 병, 캔 온갖 것들이 쌓인다. 다른 곳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아파트로 가져와 버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도민의 입장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지금보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여름이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다. 벌레 등도 생길 텐데.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건지 의아스럽다. -요새 화두는 무엇인지?2009년도 12월에 제주에 내려왔다. 햇수로는 8년이 됐다.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제주에 내려오면서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했다
지난 기획
김재훈
2017.01.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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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한 장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게 축구다. 어떤 경우는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공격을 펼치고도 사소한 수비 실책 한 번으로 경기를 내주기도 한다.그런데 그 승패가 가져오는 결과는 냉혹하다. 승리한 쪽은 환희와 칭송을 독점하고, 패배한 팀은 좌절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마치 나무가 겨울과 여름을 반복하면서 기둥에 나이테를 세기 듯, 선수들은 환희와 좌절 속에서 스스로를 채워간다.17일 오후 4시, 공천포전지훈련장 B구장에서 제주제일중과 아현중 저학년부 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직전에 치러진 고학년부 경기에선 제주제일중과 아현중이 1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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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몇 분 남지 않은 시각, 공천포전지훈련장 내 다목적체육관. 운동화 창이 바닥에 미끄러지는 소리와 선수들의 함성소리, 공이 사물에 부딪쳐 튀어 오르는 소리로 실내가 요란하다.대구시청 여자 핸드볼 팀과 여고부 최강 황지정보산업고등학교 선수들이 연습경기에 열중이다. 여자 선수들의 가늘고 톤 높은 ‘화이팅’이 쉼 없이 이어지고, 경기 지시를 내리는 감독의 육중한 목소리가 체육관을 지배한다.그 무거운 목소리의 주인공, 여자실업핸드볼 대구시청 팀 황정동 감독을 만났다. 황 감독은 지난 11월에 은퇴한 이재영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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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청소년축구대회 초등부 경기가 열리고 있는 서귀포초등학교 운동장. 지도자들의 외침과 선수들의 고함, 부모님들의 응원으로 운동장에는 생기가 느껴진다.홈팀 서귀포초등학교와 도내FC가 경기를 앞둔 10일 오후, 운동장에 눈에 띠는 홍일점이 있다. 서귀포초등학교(이하 서귀초) 이하은 선수다. 새 학기가 되면 5학년이라고 한다.우리나라도 여자축구가 제법 활성화되었고, 여자대표팀이 남자들보다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 다만 남자팀에서 여학생이 뛰고 있는 것이 이상했는데, 남학생은 여자팀에서 뛸 수 없지만 여학생이 남자에서 뛰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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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운동장이 선수들 연습 소리로 요란하다. 30여 명의 선수와 지도자 5명이 조를 나누어 운동장 구석구석에서 연습에 열중한다. 감독이 이끄는 조는 케이지 세 개를 만들어 배팅연습에 한창이고, 코치 네 명은 각각 초보지도과 내외야 훈련, 체력단련 등을 책임지고 있다.훈련의 주인공들은 리틀야구 전국 최강으로 꼽히는 수원 영통구 리틀야구단이다. 지난달 28일에 서귀포로 들어온 선수단은 오는 22일까지 일정으로 한남리운동장에서 담금질에 열중이다.팀을 이끌고 있는 지희수 감독은 지난해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에 참가, 팀
지난 기획
장태욱
2017.01.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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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이하 남지사)가 소유한 서귀포시 소재 과수원이 대규모로 형질변경된 사실이 밝여져 당국이 행정처분을 내렸다. 당국의 처분에 대해, 남지사는 원상회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지난달 22일, 서귀포시는 남 지사 소유 서귀포시 서호동 1262-1번지(1만1976㎡)의 과수원에 대한 불법형질변경과 관련해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 지목이 과수원인 토지에, 과수는 남아있지 않았고 중장비를 이용해 흙을 깎거나, 토석을 높이 쌓는 등 대규모로 형질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당국은 남 지자사 국토계획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인데, 국토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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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데 쓰레기 문제부터 얘기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웃음) 쓰레기 문제는 예전부터 얘기해왔던 것이다. 일본과 제주시에서 만든 쓰레기 분리수거 관련 홍보자료를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일본의 경우 얼마나 세세하게 작업을 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벤치마킹하고 자료를 만들려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홍보자료라도 잘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 살았을 때 보면 일본은 기본적인 생활양식들을 한국어로도 만들어 놓는다. 지자체 어디를 가나 한국어 버전이 따로 있다. 쓰레기 배출 안내 자료만 보더라도 한국어, 중국어, 영어, 포르투갈어로 제공하고
지난 기획
김재훈
2017.01.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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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위미2리 일주도로 동쪽에 렌트카들이 양 길가를 가득 채웠다. 날마다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벌어지는 일이다. 어릴 적부터 자주 지나던 길이지만 차들이 항시 몰려드는 게 심상치 않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가까이 사는 사람들도 모르는 사이, 뭔가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는 모양이다.그렇게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 사연은 역시 우리 몰래 다녀간 블로거의 사진 한 컷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어떤 화사한 빛깔과 향기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 젊은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 구석구석에 전달되었을 터.그 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많은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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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 근처 새 건물에 밥집이 들어섰다. 간판에 걸린 주 메뉴가 부대찌개인데, 간판 아래 눈에 띠는 글귀가 있다. '아침 국밥 3,000원'.대학 다닐 때 구내식당에 팔던 콩나물 국밥이 500원이었다. 다른 재료 없이 콩나물에 소금만 넣고 끓인 국에 밥 한 공기를 말아서 깍두기와 함께 내놓았다. 솔직히 맛도 없고 배가 부르지도 않았지만, 저렴해서 자주 먹었다.20년도 넘은 세월을 감안하면 당시 500원이 지금 3000원쯤 될까? 아무튼 3,000원이라는 가격에 20여 년 전 배고픈 고학생 시절의 추억을 되새길 요
지난 기획
객원기자 장태욱
2017.01.03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