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블로거를 만나다-2>

블로그를 들여다 보고 있는 '신대장' 신승훈씨.

-쓰레기 문제 실감하나?

숙박업을 하고 있다. 병, 캔 온갖 것들이 쌓인다. 다른 곳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아파트로 가져와 버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도민의 입장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지금보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여름이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다. 벌레 등도 생길 텐데.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건지 의아스럽다.

 

-요새 화두는 무엇인지?

2009년도 12월에 제주에 내려왔다. 햇수로는 8년이 됐다.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제주에 내려오면서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여는 과정을 블로그와 카페에 담았다. 늘 화두는 이주도민이다. 이주민에 대한 용어에 대해 얘기가 많다. 그래서 ‘이주도민’이라는 말을 만들어봤다. 쓰레기 뿐만 아니라 교통 주차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조용한 마을이 유명해지면서 마을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도 있다. 이런 점들에 대해 행정과 시민의 사이에서 매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마을공동체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제주의 어떤 문제점들이 눈에 들어오나?

최근 원희룡 지사와 함께 모 티비 프로그램에서 중국인이 늘어서 다양한 범죄들이 늘고 있다. 도민들은 위험을 몸으로 직접 느끼고 있다. 근데 원 지사는 단지 퍼센테이지에 대해서만 말을 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수치만 갖고 따지는 것은 사실은 원 지사도 답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미리 대본을 주고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 실무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실질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서귀포만의 문제점이라면?

개발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그런데도 행정에서는 보존 위주의 개발이라느니 하는 현란한 표현을 쓰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훼손이 늘 마음 아프다. 귀포에 D모 호텔이 들어서면서 동문로타리에서 한라산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서귀포도심 고도제한을 풀겠다는 얘기도 있다. 제주에 고층 건물들이 대거 들어서면 서귀포스러움은 사라지는 것이다. 서귀포에서 어느날 한라산을 볼 수 없다면 서귀포스러움, 제주다움을 잃고 마는 것 아닐까. 사람이 늘어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상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관을 망쳐놓는 개발 완화 정책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서귀포행정에 대해 느낀 부분이 있다면?

이중환 시장은 내부 평가가 좋고 무난한 편이라 생각한다. 시민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과연 시민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시장 뿐만 아니라 공무원 중에서 SNS를 하는 사람이 없다. 정말 시민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시민들은 생생한 목소리를 어떻게 전달하나? 물론 서귀포시 홈페이지에 민원을 넣는 방법이 있지만 복잡한 회원가입, 로그인, 이런 절차를 시골 분들이 감당할 수 있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직접 트위터를 이용하며 민원을 직접 받고 있다.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중환 시장한테 직접 물어본 적이 있다. 왜 SNS를 하지 않는지. 귀찮다는 답을 들었다. 깜짝 놀랐다. 악플이나 악성 민원도 있을 수 있다. 욕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소통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면 그런 걸 두려워해서야 될까. 당장은 욕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박수도 받지 않을까. 위성곤 의원은 직접 SNS 계정을 운영한다. 악플이 달릴 때도 있다. 그런 걸 당연하게 여기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치인이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서귀포시에서 열리는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가했나?

서귀포시 집회에 어른보다 청소년들이 몇 배나 많았다.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다. 집회에 나와 소신있게 발언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치가 축제가 돼가는구나, 싶었다. 촛불을 들고 자기 의사를 마음껏 펼치는 모습이 신선했다.

신대장은 망가진 재봉틀로 테이블을 만들어 그가 운영하는 '돌집'의 바깥에 비치했다. '돌집' 매력포인트 중 하나.

'자원순환'은 다름이 아니라, 이처럼 오래 쓰고 아껴 쓰고 달리 써보는 것은 아닐지.

-위성곤 의원과의 인연이 각별해보인다.

2013년 동홍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저녁에 누가 찾아 왔다. 궁금한 게 있다고, 이주해오면서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개선사항은 무엇인지 질문을 해왔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물어보니 동홍동 도의원이라고 밝혔다. 얼마 뒤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가게 됐고 그 때 인연이 됐다. 어느 회의 자리에서 동홍동이 어둡다는 불평을 하기 시작하니까, 위성곤 의원이 조도 측정 어플리케이션을 켰다. 아이 아빠로서 퇴근할 때마다 가로등 밑에 가서 재본다는 것이다. 그때 위성곤 의원이 당장 시장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9급 공무원부터 만나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 그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살아왔다. 정치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 위성곤 의원을 만나면서 시야가 텄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요새 보람은 어디서 얻는지?

교통방송 제주매거진에서 신대장 칼럼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방송이 나간다. 국악방송에서도 매주 제주소식을 알리는 제주리포터로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마을방송국 팟캐스트, 서귀포시SNS서포터즈, 제주도블로그기자단, 위성곤 의원 특별보좌관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수입은 돌집에서 나온다. 돌집에서 잘 묵었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블로그를 통해 지역 사회의 좋은 정보를 올리고 있다. 청년회, 자율방범순찰대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요새는 예전과 달리 학생 대상 계도활동을 하기가 어려운데 그런 점을 블로그에 올릴 때 많이들 격려를 해주시는데 그럴 때 내가 정말 제주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낀다.

신대장에게 보람을 주는 것 중 하나. 제주를, '돌집'을 찾은 손님들이 잘 머물다 가는 것. 사진은 '돌집' 방문객이 작성한 메모.

-제주 행정에서 꼭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은?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SNS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정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새로운 부가가치 사업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제주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가령 해외에서는 드론을 농업에 활용하고 있다. 제주는 항상 트렌드에 둔감하고 늦다. 앞으로는 SNS를 기반으로 하는 소통 정책을 꾸려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도나 시에서 SNS 관련 부서를 만들어서 직접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말 도민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욕 먹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 한다.

 

-서귀포 행정에 대한 생각은?

서귀포시는 소외된 느낌이다. 서귀포시가 중심이 돼 무엇을 하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인맥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서귀포가 서귀포스럽게 행정이라던가, 정책, 축제, 공연 등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서귀포만의 메리트를 살려서 추진해야 하는데 도정의 눈치를 보며 서귀포스러움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들이 안타깝다.

 

-마지막 질문이다. 신대장에게 서귀포스러움이란?

제주시에 비해서 따뜻하고, 느릿느릿하고, 여유스럽고, 꽉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서귀포스러움이라고 생각한다. 사람 사이의 끈끈함이 남아 있다. 그런 것들이 유지되며 잘 남아 있어야 한다. 서귀포가 개발을 쫓아가서 서귀포스러움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서귀포 도심 고도제한이 풀리면 서귀포의 수명은 끝났다고 봐야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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