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제주의 쓰레기 배출 홍보자료를 비교해 살펴보고 있는 아이엠피터(임병도씨)

   ◇새해인데 쓰레기 문제부터 얘기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웃음)
 쓰레기 문제는 예전부터 얘기해왔던 것이다. 일본과 제주시에서 만든 쓰레기 분리수거 관련 홍보자료를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일본의 경우 얼마나 세세하게 작업을 했는지 놀라울 정도다. 벤치마킹하고 자료를 만들려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홍보자료라도 잘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 살았을 때 보면 일본은 기본적인 생활양식들을 한국어로도 만들어 놓는다. 지자체 어디를 가나 한국어 버전이 따로 있다. 쓰레기 배출 안내 자료만 보더라도 한국어, 중국어, 영어, 포르투갈어로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행정은 이 정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의 충분한 뒷받침 없이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재 완벽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나? 분리배출 해라. 안 해? 시민의식 문제가 있네? 식으로 밀어붙이는 행정을 어떻게 존중할 수 있을까. 졸속행정이다.

 ◇테이블에 송당리 삼성사재단 석산개발 관련 자료가 보인다.
 거주지인 구좌읍 송당리 삼성사재단 석산개발 문제를 유심히 보고 있다. 1월에는 이 문제에 집중하려 하고 있다. 이 지역에 삼성사재단의 땅이 엄청나게 많다. 이해관계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이 정말 제주의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원주민 이주민의 이분법적인 구분은 별 의미가 없다. 어느 지역이든 토박이와 이주민 관련 문제가 생긴다. 제주는 개발, 관광, 농사 등 여러 부분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제주의 개발 속도를 무섭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 못 보던 건물들이 눈깜짝 하면 대여섯개 씩 들어서 있다.
 구좌읍만 해도 내려가면서 보면 바다가 훤히 보였는데 이제는 건물들이 생겨서 경관이 나빠졌다. 오름 훼손만큼이나 큰 건물들이 세워지는 것도 문제다. 우리가 2010년에 제주에 왔는데 벌써 건물이 생기면서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월정리는 조용한 동네 해수욕장이었는데 이제는 해운대와 똑같다. 이렇게 빨리빨리 변하는 게 맞나 의문이 든다. 월정리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모래바람이 세서 주민들이 살기 힘들다고 하던 곳이다. 그곳이 지금 엉망이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 무조건 개발을 막겠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의견들을 모아서 제주도의 어떤 아우트라인 또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그걸 통해 개발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

 

삼성사재단 석산 개발 관련 아이엠피터 포스팅. 창문에 쌍차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붙여 두었다.

   ◇도외 지역 사람들은 제주의 어떤 문제를 특히 눈여겨보는지?
 누구나 땅값 문제 얘기를 한다. 땅값 생각하면 저 역시도 계속해서 제주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살려면 살 수 있다. 아파트 전세나 빌라에서 살면 살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제주에 내려온 이유를 잃게 되는 것 아닌가 생각도 된다. 육지 어디 시골로 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송당만 해도 평당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올라가 있다. 땅 사고 집까지 지으려면 3,4억이 든다는 말이 된다.

  ◇2017년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의 생활은 어떤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밤새는 것이 힘들다.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다. 뉴스를 읽고, 자료를 찾는 것이 하루의 일과의 대부분이다. 지난달까지 매주 팟캐스트 녹음 등을 위해 육지를 드나들었다. 2월 중순부터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비행기타는 것도 어렵다. 주차 문제, 비행기 지연 출발로 인해 서울 나들이가 굉장히 피곤해졌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 모두가 최순실 게이트에 달려드는데, 거기에서 또 나만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차별화된 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지금까지의 원희룡 도정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원희룡 지사가 젊은 사람답게 도정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를 비롯해 박원순, 이재명, 안희정, 남경필 등 여러 잠룡으로 꼽는 정치인들이 있다. 예전에 원희룡 지사가 새누리당 내에서 개혁적이라느니 진보적이라느니 하는 말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 일부 정책 몇몇을 빼고는 그런 면모를 보기 어렵다. 박원순, 이재명 등 정치인들은 SNS를 이용해서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데 원희룡 지사의 SNS를 보면 사진 하나 올려놓고 마는 식이다. 말하는 것은 개혁적인데 방식은 구시대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젊은 도민들과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고, 도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희룡 지사를 한 번 만난 바 있다. 생각한대로 제주 행정 시스템이 안 돌아간다고 힘들다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을 바꾸라고 도지사를 만들어준 것 아닌가. 중앙 정치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강정마을 문제는 계속 지켜보고 있는지?
 관심 갖고 계속 보고 있다. 갈등에 대한 부분으로 넘어가서. 군사전문가들이 모여서 제대로 얘기를 해야 한다. 제주도는 해군기지라는 갈등을 털고 가야 한다. 시리즈로 군사문제, 자연파괴 문제, 보상 문제,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연속성 있게 접근을 해야 한다. 4.3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도 없지 않나. 평화의 섬이라고 말하지만 큰 갈등 요소가 벌써 두 개가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아예 터놓고 얘기했으면 한다. 제2공항 역시 마찬가지다. 연속성 있게 토론해서 끝장을 봐야 한다. 밋밋하게 두고 대충 넘긴다고 알아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더 문제가 오래 갈 거라 생각한다.

아이엠피터의 SNS 프로필 이미지.

 ◇ 서귀포시의 경우 약해진 자치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제주에서 지방자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의회를 키우고 지방자치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가능할까 의문이다. 서귀포와 제주시에 차이가 얼마나 큰데 그냥 하나로 묶어서 관리하는지 의아한 일이다. 도의원들이 잘 해야 한다. 제주도일수록 도의회를 감시하는 정치 감시 단체의 역량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단체에 집중되고 있지만 참여연대 등이 중요한 이유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서귀포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이른 얘기다. 점찍어 둔 차기 제주도지사 선거 후보들이 있나?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 드신 분들이 거침없이 도정을 비판하는 모습을 본다. 차기 도지사 후보자들이 침묵하고 있으면 무슨 정치인이라 할 수 있겠나. 김우남, 박희수, 문대림 등이 얘기될 것으로 보이는 선거 때나 보이지, 지금 얼굴이 보이나. 부산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낙선 정치인들이 4년 동안 자기 지역을 열심히 돌아다니는 모습을 유심히 봤다. 그런데 제주 정치인들은 라인을 타고 조직에 기대려 한다. 도지사 후보급에서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인정할만한 얘기들을 올리면 가능하다 생각하다. 최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6선 이석현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 사람이 예전이 정치하기 편했다고 말한다. 페이스북도 안 해도 되지, 후원 받기도 쉽지. 그보다도 못하고 있는데 젊은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선거 시기에만 나타나는 후보를 누가 뽑아줄까. 정치를 생각하고 있다면 최소 1년 동안 뭔가를 좀 보여줘야 한다. 정치인으로서는 촛불집회가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박원순 시장을 봐라. 촛불집회에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중요하게 판단하게 될 것이다.

 ◇제주도의원들에 대해 평가한다면?
  제주도의회는 정책이나 비전을 갖고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의회 없애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그 자신들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도의회의 중요성을 알리지 못한 그 사실만으로도 도의회는 비판받아야 한다.

벽에는 딸 '에순이'의 작품이 걸려 있다. 가슴에는 세월호 뱃지.

 ◇정치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구체적인 자료들을 찾아서 제대로 정치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정치를 얘기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많은 블로거들이 이슈가 터질 때만 정치 이야기를 다룬다. 정치 얘기를 꾸준히 써주면 좋겠는데 그런 분들이 많지 않다. 전국적으로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

   ◇블로그는 대안언론의 성격을 갖는다. 제주 지역언론들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건방지게 들릴까 걱정된다.(웃음) 정치 얘기 말고 제주도에 대한 얘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제주언론들을 보면 꼭 알려줘야 할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인적·물적 제약이 있겠지만 방법에 있어서도 고민을 해나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다 못해 페이스북 등 SNS를 제대로 활용만 해도 좋겠다. 페이스북에서 공유가 천차만별이다. 별 내용이 아닌데도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유하기도 한다. 시기에 맞는 기사 선택 고민 설정이 중요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또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이사의 경우도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지 않나. 제주 사람들이 서로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원주민은 이주민 얘기를, 이주민은 원주민 얘기를 듣는 기회가 계속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 공간이 없다. 서귀포신문 같은 지역 신문이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현안에 대한 객관적 사실과 지표를 보여주고 찬성과 반대 모두를 담아내는 그런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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